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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 에너지 시설 폭격 ‘5일 유예’ 선언…중동 정세 협상 국면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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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3. 24. 07:22

트럼프 "적대행위 완전 해소·쟁점 대부분 합의"
유가 10% 급락·뉴욕증시 반등
이란 "미국과 대화 없어" 전면 부인
네타냐후 "승기 장악" 속 공습 지속
쿠슈너·윗코프 전면 배치·제3국 중재 진행
Trum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전용기 에어포스원으로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 기지에 도착한 뒤 손을 흔들고 있다./A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이란과의 '생산적인 대화'를 이유로 예고된 에너지 기반시설 폭격을 5일간 유예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이란 측은 미국과의 직접 협상을 '가짜 뉴스'라며 전면 부인하고 있으나, 주변국들의 중재와 구체적인 협상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중동 정세는 최악의 확전 위기를 일단 피하고 외교적 해결을 모색하는 협상 국면으로 급격히 전환되는 양상이다.

국제 유가는 공급 차질 우려 완화로 10% 이상 폭락했으며, 미국 뉴욕 증시는 조기 종전 기대감에 힘입어 일제히 반등했다.

IRANIAN US-ISRAELI WAR
이란 구조대원들과 적신월사가 23일(현지시간) 테헤란 북부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주택이 파괴된 주민들에게 식량을 배급하고 있다./UPI·연합
◇ 트럼프 "적대행위 완전 해소...이란 폭격 5일 유예 지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SNS) 플랫폼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과 이란이 지난 이틀간 중동 지역의 적대행위를 완전하고 전면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매우 유익하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이어 "심층적이고 상세하며 건설적인 대화의 분위기와 흐름을 고려해 진행 중인 회의와 논의가 성공한다는 조건하에 이란의 발전소 및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모든 군사 공격을 5일간 유예하도록 국방부에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48시간 내 호르무즈 해협 개방' 요구와 발전소 초토화 위협을 제시했던 기존 강경 입장에서 협상 조건부 유예로 급선회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시에 △ 이란의 미사일 전력 및 발사대의 완전한 무력화 △ 이란의 방위 산업 기반 파괴 △ 방공망을 포함한 이란의 해·공군 전력 제거 △ 핵 능력 보유 원천 차단 및 미국의 즉각적 대응력 상시 유지 △ 이스라엘 및 걸프 동맹국들의 최고 수준 보호 등 5대 군사 목표를 제시하며 협상의 틀을 명확히 했다.

또 "호르무즈 해협은 이를 사용하는 국가들이 방어해야 한다"며 미국의 직접 부담 축소 입장도 강조했다.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팜비치 국제공항에서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AFP·연합
◇ 트럼프 "쟁점 대부분 합의"…이란 핵무기 포기 주장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팜비치 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매우 강력한 대화가 진행됐으며 거의 모든 쟁점에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은 합의를 원하고 우리도 원한다"며 "이번에는 그들이 진지하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을 것에 동의했다"고 주장하며, 합의가 이뤄질 경우 농축우라늄을 미국이 직접 확보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다만 그는 "협상이 잘 되면 문제를 해결하게 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계속 폭격할 것"이며 협상과 군사 압박을 병행하는 전략을 드러냈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가 이뤄지면 유가는 급락할 것"이라며 협상과 에너지 시장 안정의 직접적 연관성을 인정했다며 이번 결정이 휘발유 가격 상승과 정치적 부담을 고려한 '시장 안정 조치' 성격도 포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IRANIAN US-ISRAELI WAR
미국과 이란의 공습으로 파괴된 이란 테헤란 북부 주택가 모습으로 23일(현지시간) 찍은 사진./UPI·연합
◇ 이란 "미국과 대화 없어" 전면 부인…"시장 조작" 비판

하지만 이란 외무부는 "지난 24시간 동안 미국과 어떤 협상이나 대화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가짜 뉴스"라며 "금융·석유 시장을 조작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갈리바프 의장은 "이란 국민은 침략자에 대한 완전한 처벌을 요구한다"며 강경 대응 기조를 유지했다.

◇ 유가 10% 급락·뉴욕증시 반등…협상 기대 반영

이란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국제 유가는 급락했고, 주가는 상승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10.10달러(10.28%) 하락한 배럴당 88.13달러에 마감했고, 브렌트유는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떨어지며 2주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 뉴욕증시는 강한 반등을 보였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631.00포인트(1.38%) 상승한 4만6208.47에 마감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74.52포인트(1.15%) 오른 6581.00, 나스닥종합지수는 299.15포인트(1.38%) 상승한 2만1946.76에 거래를 마쳤다.

◇ 중재국 통한 간접 접촉…쿠슈너·윗코프 협상 전면 배치

로이터·AP통신에 따르면 협상은 미국과 이란 간 직접 접촉이 아닌 '메시지 전달'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집트·튀르키예·파키스탄·오만 등이 중재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직접 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제기됐다.

AP는 이번 조치가 지난달 28일 시작돼 4주차에 접어든 중동 전쟁의 '외교적 전환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며 튀르키예·이집트 등이 중재를 통해 '에너지 재앙 회피'에 기여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와 스티브 윗코프 중동 특사가 이란 측 최고위 인사와 접촉했다고 밝혔지만, 이란은 이를 전면 부인했다.

◇ 네타냐후 "승기 장악" 강조…공습 지속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 이후 "이스라엘군과 미군의 성과를 활용해 전쟁 목표를 협상으로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현지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이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은 추락하고 있고 우리는 승기를 잡았다"며 "이스라엘을 전례 없는 위치로 끌어올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스라엘군은 트럼프 대통령 발표 직후에도 테헤란 중심부에 대한 공습을 진행하며 군사 작전을 지속했고, 에너지 시설 공격은 유예하되 군사 목표 타격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 5일 유예 '분수령'…협상 진전 여부 변수

하지만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낙관하면서도 "필요하면 계속 폭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협상 타결 확실성은 없다"며 "잘못된 안도감"을 경계했다.

블룸버그는 동맹국들이 전쟁이 '재앙'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한 점을 지적하며 여전히 회의론이 존재한다고 전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협상 실체가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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