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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소득, 12년째 3만달러대 ‘박스권’… 전문가 “규제완화·구조개혁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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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욱 기자

승인 : 2026. 03. 10. 17:59

증가율 둔화 배경으로 고환율 꼽아
대만 4만달러 넘겨… 日보다 낮을듯
한은 "환율 안정땐 정체 벗어날것"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를 향한 발걸음이 12년째 제자리걸음이다. 고환율과 저성장의 그늘이 짙어지면서,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여전히 3만6000달러 안팎에 머무르며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낡은 규제와 뒤늦은 주력 산업 재편을 지적하면서, 생산 효율성에 초점을 맞춘 정책 시행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025년 4분기 및 연간 잠정 국민소득'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명목 GNI는 3만6855달러로 집계됐다. 2024년 잠정치(3만6745달러)보다 0.3% 증가한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1인당 GNI는 2014년(3만798달러) 처음으로 3만달러를 넘어선 뒤 2021년 3만7898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2022년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원화 가치 하락으로 3만5229달러까지 떨어졌고, 이후 성장세도 둔화된 모습이다.

한은은 1인당 GNI 증가율이 둔화된 배경으로 지난해 고환율 영향을 꼽았다.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0%를 기록하고 국외순수취요소소득(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도 증가했지만, 연간 원·달러 환율이 4.3% 상승해 원화 가치가 크게 떨어지면서 달러 기준 국민소득 증가폭을 제한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원화 기준 1인당 GNI는 2024년 5012만원에서 지난해 5242만원으로 4.6% 증가했다. 원화 기준 명목 GDP는 전년 대비 4.2% 늘었지만, 달러 기준으로는 0.1% 감소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GNI는 일본과 대만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은 장기 저성장 영향으로 최근 2년간 우리나라보다 1인당 GNI가 낮았지만, 지난해 말 GDP 기준연도 개편으로 경제 규모가 확대되면서 지난해 기준 3만8000달러 초반 수준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대만은 2021년 1인당 GNI가 3만 달러를 넘어선 이후 빠르게 증가해 지난해 4만585달러를 기록하며 불과 4년 만에 4만 달러 고지를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국민소득 증가세가 둔화된 데 대해 환율 영향이 컸다고 분석하면서도, 혁신을 저해하는 규제와 미흡한 산업 구조조정 역시 국민소득이 3만 달러대에 머무는 구조적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과거 '타다(TADA)' 사례같이 국민 보호를 위해 과거에 만들어진 법과 규제가 지금은 새로운 산업의 성장과 투자 기회를 제한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난 20년간 우리나라 주력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며 "새로운 산업은 등장하고 사양 산업은 퇴출되는 흐름이 더뎠던 것이 사실"이라고 짚었다.

이어 GNI가 다시 반등하기 위해선 규제 완화와 함께 향후 세계 경제 사이클을 고려한 선제적인 산업 재편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민성장펀드처럼 정부가 직접 투자를 집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민간이 투자를 확대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유연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인수 교수는 "국가가 세계 산업 흐름을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이에 맞춰 주력 산업 구조조정과 미래 산업 육성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1인당 GNI가 4만 달러에 도달하는 시점이 환율 변동이 크지 않다는 가정하에 2027년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지난달 중동 지역 정세와 같은 외부 변수가 장기간 이어질 경우 국내 성장과 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에 대응해 100조원 규모의 금융시장 안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정책금융기관을 통한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중동 상황으로 피해를 입은 기업에 대한 지원도 실시할 방침이다.
한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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