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美 USTR “일부 국가 관세 10→15% 인상”...122조 관세도 위법 논란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3.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226010007791

글자크기

닫기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2. 26. 05:40

"일부 국가 선별 15%로 인상 후 301조 조사로 체계 재편"
트럼프 '전 세계 15%' 언급과 온도 차
'상호관세' 대체한 무역법 122조도 위법 논란 확산
“국제수지 적자와 상품 무역적자 개념 달라”
USA TRUMP TARIFFS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왼쪽)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20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 룸에서 진행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EPA·연합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 이후 도입한 10%의 글로벌 관세를 '일부 국가'에 대해 15%로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15% 관세 적용을 '일부 국가'에 한정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1일 소셜미디어(SNS) 플랫폼 트루스소셜을 통해 전 세계에 1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것과 차이가 있는 것이어서, 행정부 내부의 정책 조정 여부가 주목된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위법 판결을 받은 상호관세를 대체하기 위해 동원한 무역법 122조도 법적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부 경제·법률 전문가들은 현재 미국의 경제 상황이 해당 법 조항이 규정한 발동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며 새로운 관세의 법적 정당성이 미흡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 그리어 USTR 대표 "관세 15% 인상, 선별적"... 트럼프 '일괄 인상'과 온도 차

그리어 대표는 이날 폭스 비즈니스 방송의 '모닝스 위드 마리아' 프로그램에 출연해 "우리는 현재 10%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며 "일부 국가에 대해서는 15%로 오르고, 그러고 나서 다른 국가들에 대해서는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어 대표는 이어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도 백악관이 적절한 곳에 한시적 관세를 15%로 올리기 위한 포고문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리어 대표는 폭스에서 이러한 조치가 "우리가 지금까지 봐온 관세 유형과 일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특히 무역법 301조 조사가 상호관세 대체 조치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조사 대상국이 불공정 무역 관행을 해결하지 못하면 대통령이 관세를 부과하거나 서비스 수수료를 부과할 수 있다며 "대통령에게 많은 재량권(discretion)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301조 조사는 무역 합의를 체결한 국가들이 합의를 준수하도록 하는 '강제하는 메커니즘'이라고 설명했다.

그리어 대표는 블룸버그에서 무역법 301조 조사 확대 계획과 관련해 과잉 생산 능력·강제 노동·공급망 차별·보조금 문제를 조사 대상으로 제시했다.

그리어 대표는 관세 인상과 관련해 적절한 법적 절차를 준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관세를 부과할 때마다 해외 이해관계계관자들이 이를 낮추려 할 것이며 소송이 제기될 것"이라며 법적 공방 가능성을 인정했다.

그는 중국산에 대한 관세와 관련해선 "제품에 따라 35~40%에서 50% 사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그 이상 인상할 의도는 없다"고 밝혔다.

Trum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두번째)이 20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미국 연방대법원이 이날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부과된 '상호관세'(전 세계 기본 10% 관세 및 국가별 추가 관세, 그리고 멕시코·캐나다·중국에 대한 '펜타닐' 명분 관세)가 대통령 권한 범위를 벗어났다고 판결한 데 관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이 자리에 존 사우어 미국 법무부 연방정부 소송대리인(왼쪽)·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왼쪽)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참석하고 있다./AP·연합
◇ 그리어 "관세 15%로 높여도 협정국 누적 세율은 유지"

그리어 대표는 무역 협정을 체결한 국가들에 대해 '연속성(continuity)'을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15% 관세 인상이 적용되더라도 협정을 맺은 특정 경제권의 누적 관세율이 더 높아지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는 유럽연합(EU)·영국 등 기존 무역 합의 파트너를 배려하고 합의를 존중하려는 취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일괄 15%' 관세 언급 이후 확대된 무역 상대국들의 불확실성을 완화하려는 신호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그리어 대표는 24일 오전 12시 1분(한국시간 오후 2시 1분) 발효된 무역법 122조 관세를 기존 무역 합의와 조화시키는 등 관세 체계를 재정비하는 데 수개월이 소요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피터 카일 영국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영국의 무역 프레임워크가 유지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미국의 영국산 수입품에 대한 기존 관세는 10%였다.

그리어 대표는 관세 대체 수단으로 거론되는 관세법 338조에 대해 "특정 상황에서 유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현재 행정부의 주된 초점은 무역법 301조와 무역확장법 232조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232조 관세가 '매우 지속 가능한' 수단이라고 평가했다.

USA-TRUMP/CONGRES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4일 저녁(현지시간) 워싱턴 D.C. 연방의회 의사당 진행된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한 집권 2기 첫 국정연설에 앞서 존 로버트 연방대법원 원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로브트 대법원장은 대법원이 지난 20일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부과된 '상호관세'(전 세계 기본 10% 관세 및 국가별 추가 관세, 그리고 멕시코·캐나다·중국에 대한 '펜타닐' 명분 관세)가 대통령 권한 범위를 벗어났다고 6대 3으로 판결했을 때 위법 의견을 냈다./로이터·연합
◇ "무역적자, 지급 불능 아냐"... '대체 관세' 122조도 위법 논란 확산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가 무효화되자 새롭게 꺼내 든 무역법 122조는 '근본적인 국제 지급 문제(fundamental international payments problems)'에 대응하기 위해 대통령에게 최장 150일간 최대 15% 관세를 부과할 권한을 부여한다. 그러나 해당 조항의 적용 요건을 둘러싸고 해석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국제수지 적자'와 '상품 무역적자'가 개념적으로 구별된다고 지적했다. 두 지표는 모두 대외 경제 불균형을 보여주는 수치이지만, 상품 무역적자는 재화(goods) 교역에 한정된 반면, 국제수지는 상품·서비스는 물론 투자·자본 흐름(capital flows) 등 대외 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개념이라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부총재 출신인 기타 고피나스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는 엑스(X)에 "미국에는 '지급' 문제가 없다. 미국은 무역적자를 충분히 조달(finance)할 수 있다"고 적었다. 이는 미국이 대규모 무역적자를 지속하고 있음에도 해외 자금 조달이 가능하고, 금융시장 접근에 제약이 없는 만큼 무역법 122조가 전제한 '근본적인 국제 지급 문제' 상황으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앤드루 매카시 전 연방 검사는 보수 성향 매체 내셔널리뷰 기고에서 "새로운 관세는 IEEPA 관세보다도 훨씬 더 명백히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마크 L. 부시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와 대니얼 트레플러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는 블로그 글을 통해 무역법 122조가 행정부에 무역적자 대응 도구를 제공하는 조항이라고 옹호했다. 이들은 이를 두고 달리 주장하는 것은 대통령에게 소방 호스를 건네주면서 "부엌 화재에만 사용할 수 있고, 거실 화재에는 사용할 수 없다"고 고집하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122조를 통해 5개월간의 시간을 벌면서 무역법 301조와 무역확장법 232조 등을 활용해 관세 체계를 재편하려는 구상을 가진 것으로 관측된다.

그리어 대표는 USTR이 향후 며칠 또는 몇 주 안에 연방관보에 301조 조사 공고를 게시할 것이라며 공개 의견 수렴과 청문회 절차를 거쳐 '불공정 무역 관행'이 미국인에게 끼친 피해 규모를 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상무부가 의약품과 반도체에 대해 국가 안보 차원의 관세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