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80→5709, 이 숫자가 말하는 것… 대만해협은 이미 평시가 아니다”
- 대만 상공을 덮은 숫자… 中·대만 충돌, ‘의지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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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로이터·외신 등을 비롯해 대만의 방공항공지역 (이하 ADIZ, Air Defense Identification Zone) 내 중국인민군(이하 PLA) 전투기의 비행 활동이 점차 더 자주, 더 넓은 범위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은 여러 매체가 보도해 왔지만, 지난 5년 기간 구체적으로 PLA 전투기들의 대만 영공 침범 횟수를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다.
지난 2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Global Times)가 인용한 대만 민진당(DPP) 당국이 지난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PLA)의 대만 주변 항공기 출격은 2020년 380회에서 2025년 5,709회로 급증했다. 불과 5년 만에 약 15배다. 연도별로 보면 2021년 960회, 2022년 1,738회, 2023년 4,734회, 2024년 5,107회로, 증가 곡선은 거의 계단식이다.
동북아 군사전략 전문가인 주은식 소장((예)소장, 한국전략문제연구소(KRIS))은 "이는 단순한 압박이나 시위의 차원이 아닌, 상시 출격·정례 작전 체제로의 전환을 의미한다."고 3일 강조했다.
그러나 중국 측은 이를 '정상적 군사 활동'으로 규정한다. 2일자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와 중국 동부 전구 사령부는 대만 주변 공중훈련을 전투 대비 태세 유지의 일환으로 설명하며, "대만은 중국 영토의 불가분의 일부"라는 기존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중국 군사 전문가들은 출격 증가의 배경으로 신형 전투기 도입, 조종사 인력 확대, 합동작전 숙련도 향상을 꼽는다.
다시 말해 수치의 증가는 우발적 긴장이 아니라 체계적 능력 축적의 결과라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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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주목되는 대목은 대만 당국이 PLA 출격 횟수는 상세히 공개하면서도, 자국 전투기의 대응 출격 규모와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는 점을 주은식 소장은 주목했다. 이는 단순한 정보 비공개를 넘어, 대만군의 대응 체계가 상시 출격을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을 반영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공군력은 기체 성능만의 문제가 아니다. 조종사 피로도, 정비 주기, 예산과 연료, 지휘통제 체계까지 포함한 지속 능력의 싸움이다. 상시 출격 국면에서 이 격차는 시간이 갈수록 벌어진다.
주소장은 "중국 측이 강조하는 '체계 대 체계'의 격차도 이 지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출격 횟수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스텔스 전력, 조기경보·지휘통제, 해·공 합동작전이 결합된 현대전에서는 보이는 숫자보다 보이지 않는 구조가 전장을 지배한다. 대만군이 일부 출격을 탐지하지 못했다는 중국 측 주장이 사실이든 아니든, 그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된다는 것 자체가 심리적·전략적 압박으로 작동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제 대만해협의 위험은 '의지의 문제'에서 '구조의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 과거에는 정치적 결단이나 독립 선언, 혹은 대규모 군사훈련이 분기점이었다. 지금은 다르다. 상시 군사 접촉이라는 구조 자체가 충돌 가능성을 내재한다. 어느 한쪽이 전쟁을 원하지 않아도, 구조가 오판을 허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굳어지고 있다.
"한 번의 오판이면 끝이다"라는 경고가 과장이 아닌 이유다. 전쟁은 더 이상 선언으로 시작되지 않는다. 레이더 화면 한 줄, 교신 한 마디, 기수 방향 몇 도의 차이가 역사를 바꾼다. 대만 상공이 전장으로 바뀌고 있다는 말은 수사적 표현이 아니다.
이미 숫자가, 그리고 그 숫자가 만들어낸 구조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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