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 총력전인 60조원 캐나다 잠수함 사업 수주 ‘英 변수’ 영향력
- 한국과 독일 캐나다에서 맞붙는 방산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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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가운데 이용철 방위사업청장은 17일 과천 방사청 청사에서 콜린 크룩스 주한 영국대사를 접견하고, 양국 간 방산협력 강화와 공동 수출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접견은 단순한 외교적 의례를 넘어, K-방산 수출을 국가 차원에서 뒷받침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라는 평가다.
이 청장은 이 자리에서 2023년 한·영 관계를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한 다우닝가 합의의 후속 조치로 체결된 '공동 방산수출에 관한 양해각서(MOU)'와 '방산협력 증진을 위한 의향서'의 의미를 재확인하고, 이를 가시적인 성과로 연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사청은 내년 방산·군수 공동위원회 등을 통해 실무 협의를 한층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주목되는 대목은 한·영 방산 협력이 제3국 공동 수출을 전제로 구조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의 한화오션과 영국 밥콕 인터내셔널 간 전략적 파트너십은 해군 함정·잠수함 분야에서 설계·건조·유지정비(MRO) 전반을 아우르는 협력 모델로 평가된다. 또 한화시스템과 BAE시스템즈가 협력 중인 위성 분야 사업, 향후 추진이 검토 중인 첨단 항공엔진 개발사업 역시 양국 기업의 강점을 결합한 공동 진출 사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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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밥콕 인터내셔널은 영국 재래식 잠수함 생태계의 핵심 유지·지원 기업으로 꼽힌다. 영국 해군 잠수함의 유지·보수·정비(MRO)를 사실상 총괄해온 밥콕은 재래식 잠수함인 업홀더급의 설계·정비·개량 체계 전반에 깊이 관여해 왔으며, 현재도 영국 해군의 핵추진 잠수함(SSN)과 전략핵잠수함(SSBN)까지 포괄적으로 관리하는 핵심 방산기업이다.
이 같은 밥콕의 역할은 캐나다 해군 잠수함 전력과도 직결된다. 캐나다가 운용 중인 빅토리아급 잠수함은 영국 업홀더급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으로, 설계 원형과 부품 체계, 정비 철학 전반이 영국 시스템에 뿌리를 두고 있다. 실제로 캐나다 해군과 조선·정비 인력 상당수는 영국식 매뉴얼과 기술 기준을 그대로 적용해 왔으며, 대규모 정비와 성능 개량 과정에서도 영국 기업과 기술 네트워크에 대한 의존이 이어져 왔다.
K-해양 방산업계 안팎에서는 이러한 한·영 협력 구도가 캐나다 CPSP 사업과 직·간접적으로 맞물릴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캐나다는 영국과 오랜 기간 군수·조선·MRO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 왔으며, 산업기여(ITB)와 동맹 네트워크를 중시하는 방산 정책 역시 영국식 모델과 맞닿아 있다. 실제로 캐나다 방산 관료 사회와 해군 내에서는 영국계 기업과의 협업 경험이 풍부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청장은 "영국은 자유·민주·법치라는 가치를 공유하는 핵심 우방국이며, 방산 분야에서 상호 보완적 강점을 가진 최적의 파트너"라며 "양국의 강한 협력 의지가 실질적인 성공 사례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결국 캐나다 CPSP 잠수함 사업은 단순한 '플랫폼 성능 경쟁'을 넘어, 동맹 네트워크와 산업 연합 전략이 승패를 가르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방사청이 전면에 나서 한·영 방산 협력을 가속화하는 배경에는, K-방산 수출을 개별 기업 차원이 아닌 국가 전략 차원에서 지원하겠다는 분명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