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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노출, 공포의 현대전’..미 육군, 태평양 전쟁 시나리오, 드론 중심 대수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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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12. 14. 08:34

WSJ "드론 중심 '공포의 현대전', 미 육군, 태평양 전술 전면 개편 중"
드론 공격, 부품 현장서 3D 프린팅...적 드론 신호 교란 웨어러블 장착
드론·전자전, 특수부대 아닌 보병 기본 전력화
UKRAINE-CRISIS/POLAND-DRONES
미군 병사가 11월 18일(현지시간) 폴란드 남동부 노바데바의 육군훈련장에서 진행된 시연회에서 트럭 후면에 모듈식 미국산 인공지능(AI) 기반 드론 대응 시스템 '메롭스(MEROPS)'의 일부인 AS3 요격기를 설치하고 있다./로이터·연합
미국 육군이 우크라이나 등 최근 전쟁에서 드러난 드론 중심의 '현대전 공포'를 목격한 뒤 향후 태평양에서 중국과 전쟁 가능성에 대비해 기존 군사 교리와 장비 운용 방식을 근본적으로 개편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지난 11월 하와이의 여러 섬에서 2주에 걸쳐 진행된 훈련에서 최신 드론 장비들이 공개됐다며 공포스러운 전쟁 시대가 도래하면서 미국은 중국과의 강대국 간 충돌에 대비하는 방식을 재고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미국 주도로 대만·프랑스·말레이시아 등 동맹·파트너 국가 병력 총 8000명 이상이 참가한 훈련에서 병사들이 다양한 드론을 활용해 공격과 방어, 전자전 실습을 반복했다고 WSJ은 알렸다.

Russian troops use drones in special military operation zone
러시아군 제291연대 소속 한 병사가 11월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자포리자 지역에서 드론을 들고 있다./타스·연합
◇ '숨을 곳이 없다'...우크라 전쟁서 보여준 '투명한 전쟁'의 충격

20여년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반군과 주로 싸워왔지만, 앞으로 태평양 전선에서 벌어질 수 있는 중국과 같은 강대국과의 전쟁이 드론·위성·센서 등 다양한 기술로 전장의 움직임이 실시간으로 노출되는 현대전 양상이 될 것으로 보고 새로운 전술을 실전처럼 훈련했다는 것이다.

과거 미군은 대규모 공군력과 보급 기반을 전제로 작전을 수행했지만, 이러한 대형 자산은 태평양 전쟁 시나리오에서 중국의 장거리 미사일 공격에 취약한 표적이 될 수 있다. 이에 미군은 병력을 소규모로 편성해 끊임없이 이동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장비를 가볍고, 소모 가능한 형태로 개편, 전술적 생존 가능성과 적응성을 높이는 전략을 이행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 이행의 중심은 드론 활용이다. 병사들은 이번 훈련에서 드론을 활용해 싸우는 법(Offense), 적의 드론을 상대로 방어하는 법(Defense), 그리고 전자전을 통해 싸우는 법을 반복해 습득했다.

병사들은 정찰·전투용·3D 프린팅된 폭발형 드론, 그리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효과가 입증된 유형의 일인칭 시점(FPV) 공격 드론 등 다양한 무인 시스템을 활용해 적의 은신처와 장비를 공격했다. 아울러 병사들은 노트북과 3D 프린터를 이용해 필요한 드론 부품을 현장에서 제작하는 시험을 했다.

POLAND DEFENSE
미군 병사가 11월 18일(현지시간) 폴란드 남동부 노바데바의 육군훈련장에서 무인항공기(UAV)를 탐지·추적·무력화하기 위해 설계된 시스템 및 기술에 대한 C-UAS 훈련에 참가하고 있다./EPA·연합
POLAND-US-UKRAINE-ROMANIA-NATO-ARMY-DEFENCE
미국산 인공지능(AI) 기반 드론 대응 시스템인 '메롭스(MEROPS)'의 요격 드론이 11월 18일(현지시간) 폴란드 남동부 노바데바의 육군훈련장에서 진행된 시연회에서 낙하산을 펼친 채 하강하고 있다./AFP·연합
◇ 미 육군 다국적 훈련, 드론 공격·방어·전자전 실시...드론, 보병 전력화

기존 특수부대 중심의 자원인 드론 기술을 일반 보병의 핵심 무기 체계로 만들어 태평양 지역처럼 넓은 전쟁에서 보급선의 제약을 극복하고, 전술적 유연성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을 훈련에서 실행한 것이다.

이번 훈련에서 가상 적군 역할을 맡은 카마카니오칼라니 만 토미타 상사는 1년 전만 해도 소형 쿼드콥터 드론 한 대만 운용했지만, 이젠 7종류로까지 운용 범위가 늘어났다면서 새로운 형태의 '드론 전쟁'이 "솔직히 말해서 너무나 무섭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미국 육군은 적의 드론과 전자전 위협으로부터 병사를 보호하기 위해 스마트폰 크기의 웨어러블 신호 차단기(blocker)로 적 드론의 신호를 교란했으며, M4 소총에 장착된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 조준경(optics)으로 드론을 자동으로 추적해 격추하는 훈련을 했다.

또한 '누구나 노출된 현대 전투 현장의 진실'을 반영해 드론 공격 대상이 되기 쉬운 지휘소를 트럭 몇 대 규모로 축소하고, 장비를 위장막과 나뭇가지 등으로 철저히 위장했다.

이번 훈련에 참가한 25보병사단의 두 개 여단 중 하나는 내년 1도련선(열도선·일본 오키나와<沖繩>∼대만∼필리핀∼믈라카해협)을 구성하는 필리핀에서 이번 훈련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새로운 테스트에 나선다.

숀 커리 사단 주임원사는 "여기 하와이에서 통했던 것들이 습도가 섭씨 38도의 온도와 100% 습도 환경인 제1도련선에서도 통할지를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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