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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케 쇼 감독 “더 많은 한국 연기자들과 작업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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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준 기자

승인 : 2025. 12. 03. 15:14

로카르노 최고상 수상작 '여행과 나날'서 심은경과 협업
"심은경의 순수하면서도 유머러스한 매력이 작품 살렸다"
"韓영화 위기 이유 모르겠어…日영화 호황은 우연일 뿐"
미야케 쇼 감독
영화 '여행과 나날'의 홍보를 위해 내한한 일본 영화계의 '차세대 거장' 미야케 쇼 감독이 환하게 미소짓고 있다./제공=엣나인필름
일본 영화계의 '차세대 대들보'로 꼽히고 있는 미야케 쇼 감독이 더 많은 한국 배우들과 함께 일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영화 '여행과 나날'의 홍보를 위해 지난 1일 6박7일 일정으로 내한한 미야케 감독은 3일 오후 서울 동작구에 있는 이 영화의 수입·배급사 엣나인필름 사무실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이번 영화로 처음 만난 심은경 씨 말고 앞으로도 캐스팅하고 싶은 한국 남녀 연기자가 너무 많다"며 "한국 감독들이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한국 연기자들의 또 다른 일면 혹은 가능성을 내 영화로 더 널리 알릴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고 밝혔다.

1984년생으로 홋카이도 출신인 미야케 감독은 2012년 선보인 두 번째 장편 '플레이백'이 그해 개최된 제65회 로카르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받으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발표한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 '새벽의 모든'이 차례로 베를린 국제영화제의 러브콜을 받아 국제적 인지도를 한층 끌어올린데 이어, '여행과 나날'로 지난 8월에 열린 제78회 로카르노 영화제에서 최고 상인 황금표범상을 품에 안았다.

미학적인 면에서 미야케 감독은 일본 고전 영화 특유의 화면 비율(1 대 1.37)과 담백한 느낌의 미장센, 카메라 무빙보다는 숏(Shot)의 연결을 선호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일본 현지에서는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뒤를 잇는 '젊은 거장'으로 인정받고 있다.

오는 10일 개봉하는 '여행과 나날'은 슬럼프에 빠진 한국인 각본가 '이'(심은경)가 도망치듯 떠난 여행길에서 만난 산속 여관 주인 '벤조'(츠츠미 신이치)와 함께 꿈인지 현실인지 모를 상황속으로 빠져든다는 내용이다. 일본 만화가 츠게 요시하루의 작품 '해변의 서경'과 '혼야라동의 벤상'이 원작이다.

여행과 나날
미야케 쇼 감독이 연출한 '여행과 나날'에서 심은경은 슬럼프에 빠진 각본가 '이'를 연기한다./제공=엣나인필름
심은경과 손잡은 이유에 대해 그는 "어느날 번쩍하고 내 앞에 나타난 심은경 씨가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내 얘기같다'는 반응을 보였다"면서 "원작의 주인공은 원래 중년 남자인데, 심은경 씨가 연기하면서 순수하면서도 유머러스한 기운이 더해져 보는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었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오즈 감독의 영향을 받았는지와 관련해선 "굉장히 많은 영향을 받았다. 특히 인간과 사물의 움직임을 진지하게 응시하는 (오즈 감독의) 시선을 배우려 노력했다"며 "카메라를 고정한 채 촬영하는 것도 그래서"라고 설명했다.

한편 미야케 감독은 한국 영화 산업이 위기에 빠진 이유를 진단해달라는 요청에 난감한 표정을 지어 눈길을 모았다.

미야케 감독은 "한국에 올 때마다 느끼지만 영화인들도, 관객들도, 매체 관계자들도 수준이 엄청나게 높다. 한국 영화 산업이 왜 어려워 졌는지 도대체 알 수 없는 이유"라며 "(위기의) 진짜 책임은 다른 쪽에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들어 일본 영화계가 해외 영화제의 초청 건수도 늘고 젊은 감독들도 많이 등장해 잘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우연이 아닐까 싶다. 이 같은 현상이 계속될지 확신이 없다"며 냉정하게 잘라 말한 뒤 "다만 전국 각지에 있는 소극장들이 지금의 활력을 주도하고 있다는 게 (일본 영화 산업의) 긍정적인 측면이다. 그러나 이 소극장들이 없어지면 정말 위험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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