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V 12세 남아 접종·AI 백신 도입
표본·병원체 감시기관 2~3배 확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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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안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의 새로운 감염병을 대비하기 위한 정부의 우선순위가 비교적 명확하게 드러난다. 질병청은 이번 예산을 상시 감염병 관리, 차세대 팬데믹 대비, 국가예방접종 확충, 만성질환·건강위해 요인 관리, 보건의료 R&D 강화라는 5개의 축으로 재편했다. 단순한 비상 대응이 아니라, 감염병·만성질환·생물안보까지 광범위한 영역을 한꺼번에 다잡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내년 질병청 예산에서 가장 상징적인 항목은 조류인플루엔자(AI) 백신 구매비 신규 편성(25억)이다. 이와 함께 두창(원숭이두창) 백신 구매비는 전년 대비 약 3배 증가한 40억원으로 확대됐다. 생물테러 가능성과 글로벌 재확산 위험성을 감안한 조치다. 감염병 유행 증가에 따라 인플루엔자·홍역·풍진·폴리오 등 WHO 퇴치 인증 유지, B·C형 간염 퇴치 목표(2030년)에 필요한 평가·인증 관련 연구비도 모두 반영됐다.
아울러 내년 국가예방접종사업 예산도 크게 손봤다. 출생아 수 증가 추세가 반영되면서 지자체에 지급되는 국가예방접종 실시 보조금은 4371억원으로, 올해보다 무려 804억원 늘었다.
특히 그동안 12~26세 여성만 대상이었던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예방접종이 처음으로 12세 남아까지 확대된다. 또 학령기 집단 유행이 반복되는 점을 고려해 기존 13세 이하에서 14세 이하로 확대하고 올해 500억원 예산 대비 46억원을 늘린 546억원을 책정했다.
질병청은 내년에도 mRNA 기반 차세대 백신 플랫폼 개발을 지속 지원한다. 이를 위해 공공연구기관 간 공동 연구체계 강화에 연구예산 13억원을 신규 편성했다.
여기에 고품질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 희귀·난치질환 연구 확대, 소아비만·소아당뇨·노인 중증호흡기질환 연구 등 건강취약계층을 위한 R&D가 확대되면서 보건정책의 중장기적 기반을 강화했다.
이어 권역 감염병 전문병원 구축사업에 172억원을 투입한다. 또한 국가 감염병 병상체계 운영 전략 마련(2억원)이 신규로 반영되면서, 중장기 병상계획 수립도 본격화된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코로나19 대유행 고비를 막 지나온 지금이 다음 팬데믹을 대비할 최적의 시기"라며 "감염병 감시·대응 체계를 고도화하고, 예방접종 확대와 건강위해 요인 관리, 보건의료 연구개발을 빈틈없이 지원하겠다.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데 한 치의 공백도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