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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 우크라에 “CPC 터미널 공격 중단”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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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기자

승인 : 2025. 12. 01. 10:03

CPC, 전 세계 원유 공급 1% 이상 처리하는 국제 인프라
우크라 "러 공격에 방어권 행사…3국 피해 줄 의도 없어"
UKRAINE-CRISIS/RUSSIA-OIL
러시아 노보로시스크 흑해 항만의 연료유 터미널 전경./로이터 연합뉴스
카자흐스탄 정부가 흑해 연안 카스피해 파이프라인 컨소시엄(CPC) 터미널이 우크라이나의 해상 드론 공격으로 가동을 멈추자, 3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공식 항의하며 공격 중단을 요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CPC는 카자흐 원유 수출의 핵심 통로이자, 전 세계 원유 공급의 약 1% 이상을 처리하는 국제 공동 인프라다. 이번 공격으로 터미널 핵심 설비가 손상되면서 원유 선적이 전면 중단됐고, 지역 안보와 국제 에너지 시장에 파장이 커지고 있다.

CPC는 29일 러시아 노보로시스크 인근 해상에서 우크라이나 해상 드론이 감시·보안 구역을 뚫고 터미널에 접근해 단일 계류 부이(SPM) 2를 심각하게 손상시켰다고 밝혔다. SPM은 해상에서 대형 유조선과 연결돼 원유를 직접 선적하는 구조물로, 터미널 운영의 사실상 심장부에 해당한다.

CPC는 성명에서 "SPM 2의 추가 운영은 불가능하다"며 모든 선적·하역 활동을 긴급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해역 내 대기 중이던 유조선을 즉각 철수시켰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격은 CPC 기준 올해 들어 세 번째로, 드론 투입 방식과 공격 지점이 이전 사례와 유사해 우크라이나의 정밀 타격 능력도 재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CPC는 러시아·카자흐스탄 외에도 미국 셰브론·엑슨모빌, 러시아 루코일 등이 지분을 보유한 다국적 컨소시엄으로, 단일 국가 인프라를 넘어 국제 경제 이익이 얽힌 시설이다. 컨소시엄은 "CPC에 대한 공격은 곧 회원국 전체의 이익에 대한 공격"이라고 강조했다.

카자흐스탄 외교부는 성명을 내고 이번 공격을 "국제법으로 보호되는 민간 시설에 대한 명확한 위반"이라고 규정했다. 외교부는 "CPC는 상업적·비군사적 인프라이며, 국제 규범으로 안전이 보장되어야 하는 시설"이라며 "이번 공격은 카자흐스탄-우크라이나 양자 관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우려했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주권국가로서 러시아·우크라이나 두 국가와 모두 협력 관계를 유지해온 만큼, 전쟁의 직접적 피해가 자국 경제 기반에 미치는 데 대해 불편한 기류가 공개적으로 드러난 셈이다.

우크라이나는 즉각 반박하며 공격 목적이 명확히 러시아의 전쟁수행 기반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외교부는 "우리는 제3국이나 민간 사업자를 겨냥하지 않는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역을 대상으로 가하는 대규모 공격에 대해 방어권을 행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정유시설·저장시설·수출 터미널에 대한 공격을 올해 들어 지속적으로 확대하며 러시아의 전쟁 자금줄을 차단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번 공격이 '민간 선박 항행의 자유'를 위협하는 테러 행위라고 규정했다. 러시아 외교부는 "우크라이나는 서방 정보자산의 지원을 바탕으로 러시아 영토 깊숙한 곳까지 공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며 유럽 국가들을 향해서도 '하이브리드 전쟁 가담'을 비난했다.

흑해는 이미 곡물 수출 협정 붕괴 이후 긴장이 높아진 상황으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이 지역 전체의 해상안전 체계를 흔들고 있다고 주장한다.

CPC는 카자흐스탄 주요 유전인 텡기즈·카라차가낙·카샤간에서 생산된 원유를 흑해 터미널까지 운송하는 1500㎞ 길이의 핵심 파이프라인이다. 카자흐스탄은 지난해 6860만t의 원유를 수출했으며, 이 가운데 80% 이상이 CPC 경로를 통했다.
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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