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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홀린 ‘선물외교’, 주목받은 ‘핫아이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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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용재 기자

승인 : 2025. 11. 03. 11:54

李, 미·중·일 정상에 각각 ‘취향저격’ 선물
트럼프에 신라 금관 등 선물로 대미협상 모멘텀 확보
시진핑과는 ‘샤오미 스마트폰’ 두고 ‘뼈있는’ 농담 주고 받아
'천마총 금관 모형'과 한미 정상<YONHAP NO-5536>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천마총 금관 모형'을 선물한 뒤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이른바 '선물외교'로 주목 받았다. 특히 이번 APEC 정상회의에서 선물외교의 백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이었다.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금을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향을 반영한 '무궁화대훈장' 서훈, 천마총 금관 모형 선물로 한미 관세협상 타결의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3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한미 정상회담 당시 "하늘의 권위, 지상의 통치를 연결하는 신성함, 지도자의 강력한 리더십과 권위를 상징한다"는 금관의 의미에 대한 설명이 이뤄진 이후 금관 모형 증정이 이뤄졌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굉장히 흡족했다는 후문이다. 역설적이게도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권위적인 통치 행태를 규탄하는 '노킹(No King)' 시위가 이뤄지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이 같은 상징적 선물이 한미 관세협상을 타결로 이끄는 모멘텀으로 일부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이 같은 선물 공세는 지난하게 진행돼 온 한미 관세협상의 분위기를 한층 부드럽고 우호적으로 형성시키는데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한미 정상 개인 간의 호감·신뢰도 강화됨으로써 관세·안보협상 마무리를 위한 조율, 향후 대미 외교 등을 위한 기반을 굳건히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대통령의 선물에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 내셔널스 소속 딜런 크루즈 선수의 친필 서명이 들어간 야구배트와 트럼프 대통령의 인장이 찍힌 야구공을 선물했다. 미국 측은 "미 선교사들이 처음으로 한국에 야구를 소개한 역사에서 비롯된 한미 양국의 깊은 문화적 유대와 공동의 가치를 상징한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한미 정상이 상징성이 있는 선물 교환을 통해 신뢰를 굳건히 한 반면 한중 정상은 중국산 스마트폰을 두고 '뼈있는' 농담을 주고 받아 주목됐다. 시 주석이 이 대통령에게 샤오미 휴대전화를 선물하자 "통신보안은 잘 되나"라며 이 대통령이 농담을 던진 것이다. 이에 시 주석이 "백도어가 있는지 확인해보라"고 맞받아치면서 현장에서는 웃음이 나왔다. 시 주석이 '스마트폰 강대국'인 한국의 정상에게 한국 기업과 협업해 제작한 샤오미 스마트폰을 선물했다는 것은 자국산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함과 동시에 한국과 협력을 이어가고 싶다는 제스쳐로 풀이된다. 특히 시 주석의 '백도어' 언급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보안 이슈가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시 주석의 취향을 저격한 본비자 바둑판과 나전칠기 자개원형 쟁반을 선물했다. 펑리위안 여사에게는 은손잡이 탕관과 은잔 셋트, 한국산 영양크림과 아이크림을 선물했다. 이에 시 주석은 이 대통령에게 옥으로 제작한 문방사우 셋트를 선물했다.

이 대통령은 셔틀외교 강화 의지를 재확인한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일본 총리에게도 한국의 김과 화장품 등 맞춤형 선물을 건넸다. 이에 다카이치 총리는 이 대통령의 고향인 안동시와 자매 결연을 맺고 있는 가마쿠라 시에서 제작한 바둑 알과 통을 선물했다.
목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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