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성적 욕망 있는 그대로 인정…단죄하지 않아
니콜 키드먼 일생일대의 명연기 볼 거리…2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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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용 로봇 자동화 업체를 경영중인 미모의 CEO '로미'(니콜 키드먼)는 다정다감한 성품의 연극 연출가인 남편(안토니오 반데라스)과 사랑스러운 두 딸 등 일과 가정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슈퍼 우먼이다. 그러나 잠자리에서의 불만족스러운 부부 관계를 마조히즘적인 성적 판타지로 해결하는 나날이 점점 늘어나면서 고통스러워하던 와중에, 출근길 목줄 풀린 개를 능숙하게 다루는 인턴 사원 '사무엘'(해리스 디킨슨)을 보고 묘한 감정을 느끼기 시작한다. 이를 알아챈 '사무엘'은 직장 내 서열을 무시한 채 '로미'에게 복종을 주문하고, '로미'는 자신도 모르게 장난감을 자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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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자가 무엇이 옳고 그르고를 따지거나 권선징악의 틀로 단죄와 처벌에 나서지 않는 태도도 차별화되는 요소다. 보통의 에로틱 스릴러에서는 가족과 커리어 모두를 걸고 불륜의 바다에서 허우적대는 인물의 마지막이 좋을 리 없겠지만, '베이비걸'은 이 같은 선례를 보기 좋게 비켜간다.
거의 모든 장면에 출연하는 니콜 키드먼의 명연기는 단연 최고의 볼 거리다. 살짝이라도 건드리면 깨질 듯 예민하고 신경질적이며 겁에 질려 있지만, 대담하고 관능적일 뿐만 아니라 우아하다. 이제는 별로 궁금할 게 없는 50대 후반의 여성 연기자라고 지레 결론을 내렸다가는 큰 코 다친다.
커드먼을 받쳐주는 두 남자 배우의 호연도 근사하다.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와 '슬픔의 삼각형'으로 얼굴을 알린 디킨슨의 파격적인 '옴므 파탈' 연기와 젊은 시절 '라틴 종마'로 테스토스테론을 마구 쏟아냈던 반데라스의 '에겐남' 변신은 긴장과 이완을 번갈아 제공한다. 또 예상하지 못한 장면에서 흘러나오는 인엑시스의 '네버 티어 어스 아파트'('Never Tear Us Apart')와 조지 마이클의 '파더 피겨'('Father Figure')는 1980년대 팝 음악 팬들의 그 시절 꽤나 은밀했던 추억까지 소환한다. 청소년 관람불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