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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천안시의회 국외출장 논란, 김행금 의장이 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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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배승빈 기자

승인 : 2025. 09. 23.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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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천안시의회를 둘러싼 공무 국외 출장 논란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의 전수조사 결과 전국 지방의회 상당수가 항공권 위·변조로 출장비를 부당 청구한 사실이 드러났고 천안시의회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현재 사무직 직원 3명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현실은 이번 문제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문제는 정작 출장을 다녀온 의원들은 뒤로 숨은 채 실무를 담당한 직원들만이 책임을 떠안고 있다는 점이다.

장혁 시의원이 "아주 잘못된 관행이 장기간 지속되어 왔고 월권하는 시의원들의 우격다짐에 속수무책이었다"고 지적한 대목은 이번 사태의 본질을 드러낸다.

진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더 안타까운 것은 의회 수장을 맡은 김행금 의장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의장은 의회 운영 전반을 관리·감독하고 기강을 세울 책무가 있다.

반복된 국외 출장 관행에 적절한 견제와 감시가 없었다면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김 의장의 명확한 입장표명이나 책임 있는 조치는 나오지 않고 있다.

장혁 의원이 내년도 해외 출장 예산 전액 삭감과 재발 방지 토론회를 요구했지만 의회 차원의 구체적 대책은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이런 상황에서 문제를 제기한 특정 의원에 대한 징계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의회 스스로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위나 다름없다.

징계를 요구한 의원들의 이름은 먹물로 가려져 있고 정작 진짜 문제를 덮으려 한다면 이는 중요한 것과 덜 중요한 것이 구별되지 않는 상태인 본말전도(本末顚倒)가 아닐 수 없다.

지금이야말로 김행금 의장이 진정한 리더십을 보여줄 때다. 더 이상의 변명이나 미봉책으로는 현 상황을 해결할 수 없다.

잘못된 관행을 청산하고 시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것인지, 아니면 책임 떠넘기기와 밀실 정치로 더 큰 불신을 자초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김행금 의장의 현명한 판단과 과감한 결단이 천안시의회가 시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다.


배승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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