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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대미 투자, 미국 요구 수용하면 한국 금융위기...미, 최소한 합리성 유지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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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09. 22. 07:33

이 대통령 "3500억달러 대미투자, 통화 스와프 없이 미국 요구 수용하면 한국 금융위기"
"미, 최소한 합리성 유지할 것...한국, 사회주의 vs 자본주의 진영 대립 최전선"
"트럼프-김정은, 북핵 동결 합의시 수용"
한미정상회담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월 25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오벌 오피스)에서 한 정상회담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AP·연합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에 대한 3500억달러 투자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를 수용하면 한국이 금융위기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 진행된 로이터 인터뷰에서 "통화 스와프 없이 미국이 요구하는 방식으로 3500억달러를 인출해 전액을 미국에 현금으로 투자한다면 한국은 1997년 금융위기 당시와 같은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이 대통령 "3500억달러 대미 투자, 통화 스와프 없이 미국 요구 수용하면 한국 금융위기"
미, 요구 미수용시 25% 관세 부과 압박에 "혈맹 사이 최소한 합리성 유지 가능"

이 대통령은 정부가 최근 외환 시장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미국에 통화 스와프를 제안한 것과 관련, 미국이 이에 응할지와 합의 도달 가능성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한국이 일본처럼 미국이 요구하는 대(對)미 투자 방식을 수용하지 않으면 관세를 기존 25%를 내야 할 것이라고 압박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미국과의 무역합의에서 탈퇴할 것인가를 묻는 말에 "혈맹 사이에는 최소한의 합리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은 7월 22일 미국과 무역합의에 도달한 일본과 사정이 다르다며 일본의 외환보유고는 4100억달러 수준인 한국의 2배 이상이고, 엔화는 국제통화로 미국과 통화 스와프 협정을 맺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과의 무역합의 세부 협상과 관련, "상업적 타당성을 보장하는 세부 협정에 도달하는 게 현재 핵심 과제이지만, 동시에 가장 큰 장애물로 남아 있다"며 실무급 회담에서 제시된 제안들이 상업적 타당성을 보장하지 않아 격차를 좁히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미정상회담
이재명 대통령이 8월 25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오벌 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뭔가를 설명하고 있다./'플리커' 백악관 계정
◇ 이 대통령 "일본 보유 외환, 한국의 2배 이상, 미·일 통화 스와프"
"한·미 무역 실무급 회담, 상업적 타당성 미보장 문제로 격차 여전"

이 대통령은 미국 이민 당국이 4일 조지아주 한국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을 급습해 한국인 317명 등 475명을 체포·구금한 사태와 관련, 한국인들이 근로자들에 대한 가혹한 대우에 당연히 분노했으며 이는 한국 기업들이 미국 투자를 주저하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사태가 한미동맹을 훼손하지 않을 것이고,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가 아니라 과도한 법 집행 결과라고 믿는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전문직 근로자들의 미국 체류를 허용할 것이라고 제안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는 의도된 것이 아니라고 믿으며 미국이 이 사건에 대해 사과했고, 우리는 이에 관한 합리적인 조치를 모색하기로 합의했으며 현재 이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유엔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22일부터 25일까지 미국 뉴욕에 체류하는 기간에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할 계획은 없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고 로이터는 알렸다.

미 이민당국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등이 9월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한국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으로 출동하고 있다./ICE 영상 캡처
◇ 이 대통령 "한국, 방위비 분담금 증액 동의...한국, 사회주의 vs 자본주의 진영 대립의 최전선 위험"
"트럼프-김정은, 북핵 동결 합의시 수용"

아울러 이 대통령은 한·미가 2만8500명의 미군 주둔비와 관련한 한국 정부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에 이견이 없다면서도 미국 정부가 안보와 무역협상을 분리해 진행하길 원한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미·북 협상과 관련해 상세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서도 "그들이 구체적인 대화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러·북 군사 협력이 한국의 안보에 중대한 위협이 된다면서도 이 문제에 단순한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고, 반드시 대화와 협력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은 현재 북·중·러 등 사회주의 진영 국가들과 한·미·일 등 자본주의·민주주의 진영 사이의 대립이 심화하고 있으며 한국의 지리적 위치는 두 진영 간 갈등 발생시 최전선에 놓일 위험을 안고 있다고 우려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는 한국에게 매우 위험한 상황이고, 고조되는 군사적 긴장 속에서 탈출구를 찾아야 한다"며 "평화로운 공존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한 이날 보도된 영국 BBC방송 인터뷰에서 북한 비핵화 해법과 관련, 북핵 동결이 '임시적 비상조치'로서 "실행 가능하고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 핵무기 제거 대신 당분간 핵무기 생산을 동결하는 내용의 합의를 한다면 이를 수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비핵화라는 장기적 목표를 포기하지 않는 한,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중단하도록 하는 것에는 명백한 이점이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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