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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도 양극화…대-중소사 수익 최고 23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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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 기자

승인 : 2025. 09. 18. 18:18

발행어음·IMA사업 대형사에 쏠려
중소형사, 해외·대체투자 등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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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증권업계에서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자본력과 수익 격차가 한층 뚜렷해지고 있다. 대형사들은 막대한 자기자본을 기반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며 성장 우위를 넓히는 반면, 중소형사들은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담과 제한된 자본력 탓에 수익성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발행어음과 종합투자계좌(IMA) 같은 대형사만 영위할 수 있는 사업이 확대되면서 대형사 쏠림 현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발행어음 사업자 4곳(한국투자·미래에셋·NH투자·KB증권)의 평균 자기자본은 8조7477억원으로, 중형사 5곳(교보·한화·신영·유안타·현대차증권)의 평균 1조7217억원보다 약 5배 많은 수준이다. 자기자본 1조원 미만에 불과한 소형사(DB·엘에스·부국·다올투자·SK증권)의 평균 7757억원과 비교하면 격차는 11배로 벌어진다.

수익에서도 대형사가 압도적이다. 발행어음 사업자 4곳의 평균 영업이익은 6686억원으로, 중소형사(744억원)의 9배, 소형사(286억원)의 23배에 이른다. 평균 당기순이익도 대형사 4962억원으로, 중소형사(576억원) 대비 8.6배, 소형사(225억원) 대비 22배 높은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차이가 단순한 단기 실적 변동이 아니라 구조적 요인에서 비롯됐다고 보고있다. 대형사는 수조원대의 자기자본을 기반으로 발행어음 조달, 투자은행(IB) 딜 참여, 해외 대체투자 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왔다. 특히 IB·WM(자산관리) 부문 수익은 증권업의 성장을 견인하며 비교우위를 넓히고 있다.

반면 중소형 증권사들은 부동산 PF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대손 발생과 업무 특화 실패로 시장 지위와 수익성이 약화되는 가운데 자본적정성 관리 부담도 커지고 있다. 자본력도 부족해 레버리지를 활용한 자산 운용에 한계가 있고, 일부 소형사는 신용공여 여력까지 떨어져 주요 고객층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대형사는 몸집이 계속 커지는데 중소형사는 추가자본 확충이 어려워 신사업 발굴 외에 격차를 좁힐 방법이 없다"며 "해외나 대체투자 등 새로운 영역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격차는 더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발행어음 사업자 4곳 가운데 3곳이 IMA 사업자 인가를 신청한 데다, 키움·삼성·메리츠·하나·신한투자증권 등 5곳도 신규 발행어음 사업 진입 경쟁에 나섰다. 발행어음과 IMA는 각각 4조원, 8조원 이상의 자본력이 필요한 사업으로, 금융당국은 투자자 보호와 시장 안정성을 위해 이 요건을 두고 있다. 사실상 대형사만 참여할 수 있어 IMA 인가획득시, 자기자본의 최대 300%까지 운용이 가능하다. 대형사들의 수익 확장세가 더욱 가팔라질 수 밖에 없는 요인이다.

주가 상승세도 대형사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부가 최근 주식양도세 대주주 기준을 50억 원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히면서 외국인 순매수세가 확대되고 있다. 증시 활황은 브로커리지 수수료와 IPO·ECM(주식자본시장) 거래 등 핵심 수익원을 동시에 키워 주는데, 이 역시 자본력이 큰 대형사에 유리하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사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6~1.1배로, 일부 제외한 중소형사 PBR(0.3~0.5배)보다 두 배가량 높다"며 "특히 대형사들이 올해 자본조달을 확대하고 있어 펀더멘털 격차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중소형사는 PF 부실 정리와 구조조정 여파로 본업에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브로커리지·IB·금융상품 시장 모두 대형사 독점이 강화되고 있어 단기간 격차를 좁히긴 힘들다"고 덧붙였다.
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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