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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국내 모터쇼, ‘동네잔치’ 면하려면…. “IAA서 배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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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현수 기자

승인 : 2025. 09. 18.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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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A 모빌리티의 오픈 스페이스 현장./IAA 모빌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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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모빌리티 박람회 중 하나로 꼽히는 'IAA 모빌리티 2025'가 14일(현지시간) 성황리에 폐막했다. 18일 주최 측에 따르면 올해 행사에는 전 세계 37개국에서 약 750개 기업이 참가해 350개 이상의 세계 최초 공개 및 신제품이 전시됐다.

IAA 모빌리티는 과거 세계 3대 모터쇼 중 하나였던 프랑크푸르트 모터쇼가 뿌리다. 한때 120만명 이상의 관람객을 끌어모으며 명성을 떨쳤지만, 코로나19를 거치며 급격히 위축됐다. 주최 측은 손을 놓지 않았다. 1897년부터 터를 잡은 프랑크푸르트를 과감히 떠나 뮌헨으로 무대를 옮겼다.

변화는 장소에만 그치지 않았다. 이름을 '모터쇼'에서 '모빌리티쇼'로 바꾸며 체질 개선에 나섰다. 실내 전시장 서밋은 물론 도심 한가운데도 야외 부스 오픈 스페이스를 마련해 일반 관람객들이 직접 신차와 신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장으로 꾸몄다.

사람이 몰리는 도심 속 무대는 기업에도 매력적이었다. 완성차 업체는 물론 모빌리티쇼라는 이름에 걸맞게 전장, 배터리, IT, AI 등 다양한 기업들이 앞다퉈 참여하기 시작했다. 많은 기업이 모이니 세계 최초 신차와 신기술 공개가 늘어나고, 이는 다시 관람객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냈다.

반면 국내 모터쇼는 해가 갈수록 '동네잔치'로 전락하고 있다. 국내 최대 자동차 박람회인 서울 모빌리티쇼는 전 세계 트렌드에 따라 지난 2021년 '모터쇼'에서 '모빌리티쇼'로 이름을 바꿨지만 결과는 기대에 못미쳤다.

올해 4월 열린 서울 모빌리티쇼의 방문객은 56만여명으로 대외적으로는 꽤 성공한 듯 보이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올해 서울 모빌리티쇼 참여 기업은 451개로 늘었지만 완성차 업체는 12곳으로 이전과 같았고, 그외 기업의 참여도 저조했다. 특히 완성차 업체에는 어울림모터스, 디피코 등을 포함한 집계라 내실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물론 모터쇼 자체의 매력이 줄어든 탓도 무시할 수는 없다. 과거 모터쇼는 소비자와 신차가 만나는 중요한 창구였지만, 인터넷과 SNS 등의 확산으로 기업들은 모터쇼에 참가하는 대신 더 저렴하고 효과적인 홍보 채널을 선호하기 시작하며 모터쇼는 점점 내리막을 걸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굳이 적게는 수십억원, 많게는 수백억원의 비용을 들여 모터쇼에 참여할 유인이 줄어든 것이다.

그렇지만 IAA가 그랬듯 기업과 소비자가 직접 교감할 수 있는 체험형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글로벌 기업들이 신차와 신기술을 자신 있게 선보일 수 있는 무대로 거듭난다면, 모터쇼는 여전히 매력적인 신차 홍보 수단이다. 국내 모터쇼가 IAA처럼 내실을 다져 기업이 참여하고 싶은 축제의 장으로 변신해 '동네잔치'가 아닌 세계 무대를 사로잡는 모빌리티 축제로 도약하길 바란다.
남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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