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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英 윈저성 국빈만찬서 “내 인생 최고의 영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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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경 기자

승인 : 2025. 09. 18. 09:24

찰스 3세 “동맹은 여전히 굳건” 환영
英 언론 “트럼프, 품위 있는 연설로 안정감”
USA-TRUMP/BRITAIN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버크셔 윈저 성에서 열린 미국 대통령 부부를 위한 국빈 만찬에서 찰스 3세 국왕과 웨일스 왕비가 경청하는 가운데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영국 윈저성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서 "진정으로 내 인생 최고의 영예 중 하나"라고 밝혔다. 외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두 차례 국빈 초청을 받은 그는 "내가 마지막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이끌어냈다.

만찬은 윈저성 세인트 조지 홀에서 성대하게 치러졌다. 찰스 3세와 트럼프 대통령은 연미복 차림으로 참석했고, 커밀라 왕비와 멜라니아 여사는 각각 파란색 노란색 드레스로 단장했다.

윌리엄 왕세자 부부와 티파니 트럼프, 스타머 총리를 비롯해 미·영 정부 고위 인사와 팀 쿡 애플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등 글로벌 기업인 160여 명이 대형 테이블을 채웠다.

139개의 촛불과 1400여 점의 식기가 놓인 식탁에는 영국 전통 요리와 함께 1912년산 코냑, 1945년산 포트 와인이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만찬을 준비한 찰스 3세는 "이번 국빈 방문은 양국의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보여준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 전쟁을 언급하며 "대통령께서 세계의 난제 해결에 헌신을 보여주고 있다"고 극찬했고, 트럼프의 스코틀랜드 골프장을 빗대서는 "영국은 좋은 골프장을 만들 만한 땅"이라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국왕을 "아주, 아주 특별한 사람"이라며 화답했다. 이어 두 국가 간 관계를 '하나의 화음 속 두 음'으로 빗대 "따로도 아름답지만 함께할 때 완전하다"며 유대 관계의 지속성을 강조했다.

화면 캡처 2025-09-18 091010
왼쪽부터 케이트 왕세자빈, 트럼프 대통령, 찰스 3세. /AP 연합
이번 만찬은 양국 관계의 방향성을 확인하려는 정치적 의미가 담겨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찰스 3세의 연설이 이를 잘 드러냈다. 그는 통상 합의와 안보 협력을 언급하면서 협력의 확대 의지를 내비쳤다. 이는 국왕 개인의 발언이라기보다, 새로 출범한 스타머 정부가 미국과의 동맹을 안정적으로 이어가겠다는 신호로 읽혔다.

영국 언론의 시각 역시 같은 맥락이다. 현지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에서 돌발적인 발언 없이 대본을 충실히 따랐다고 보도하며 일종의 안도감을 표했다. 트럼프가 즉흥적으로 공격적 수사나 예상치 못한 언급을 하지 않은 것은 영국 정부 입장에서 불필요한 외교적 부담을 피하고, 양국 관계를 안정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가디언은 "트럼프가 준비된 연설을 따르며 놀랍도록 품위 있고 진지한 태도를 보였다"고 전했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국빈 방문은 미·영 '특별한 관계'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임을 보여주는 순간이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이번 국빈 만찬은 단순한 '왕실 이벤트'가 아니라, 양국 관계의 안정성과 연속성을 재확인하는 외교 무대였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동시에 이는 트럼프가 대외적으로는 책임 있는 정상으로서의 이미지를, 영국은 신정부 출범 직후 동맹을 흔들림 없이 관리한다는 이미지를 각자 강화하는 장치로 작동했다는 평가다.
남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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