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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휴직이 사업휴직?…겸직으로 수천만원 챙긴 한전 직원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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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석원 기자

승인 : 2025. 09. 15. 18:00

한전 경기북부 직원, 2023년 10월부터 미신고 겸직
해당 직원 SNS로 홍보…개인 브랜드까지 출시
A 직원 육아휴직 기간 사업차 4차례 중국 출장
한전 "겸직 관련 징계·고소 관련 절차 진행 중"
한국전력 본사 전경 한국전력공사
한국전력 본사 전경/ 한국전력공사
한국전력 직원의 겸직 위반 행태가 또 다시 불거졌다. 경기북부 소속 직원이 근무 시간에 특정 상품 홍보 글을 올리고, 육아휴직 중에는 개인사업을 위해 수차례 해외 출국한 사실 등이 특정 감사에서 확인됐다. 추가로 사업차 출국한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공문서를 조작한 사실까지 포착되면서 해당 직원들에 대해 고소·고발까지 검토되고 있다. 겸직 직원은 공사를 다니면서 법인까지 세워 수익사업을 벌이고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경기북부 소속 A 직원과 해당 직원의 상급자 2명 등 총 3명을 공문서 위·변조 혐의로 고소·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한전은 A 직원의 일탈 행위 제보를 접수하고 지난 6월 25일부터 7월 7일까지 감사를 실시해 '겸직금지 의무 위반' 사실을 확인했다. 직접 연루된 A 직원에게는 징계 처분을 내렸고, 관리 책임이 있는 상급자 2명에게는 각각 주의와 경고 조치가 내려졌다. 현재는 경기북부본부에서 공문서 위조 건에 대한 법적 대응과 함께 징계 수위(해임·정직·감봉 등) 확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A 직원은 2023년 10월부터 자신과 배우자의 SNS 계정 등을 활용해 각종 상품을 홍보하고 협찬과 공동 구매 등을 꾸준히 진행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중개회사들과 별도 광고 수익으로 약 8000여 만원을 정산받았다. 이와 별도로 SNS 조회수를 통한 수익도 약 1700여 만원을 창출하는 등 그간 약 1억원 가까운 수익을 올린 것으로 감사 결과 확인됐다.

특히 A 직원은 육아휴직 기간이었던 2024년 9월부터 올해 3월 7일까지 중국에 도시락 제품 개발을 위해 네 차례에 걸쳐 출장을 다녀온 사실도 적발됐다. 현지에서는 공장협의와 하자 처리, 박람회 등 개인 사업과 관련 업무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 결과 A 씨는 개인 주방용품 브랜드를 런칭해 법인을 세워 운영 중이었다.

한전의 '임직원 겸직 관련 행동기준'에는 직원이 회사 직무 외에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에 종사할 수 없으며 회사 허가를 받은 경우에만 비영리 목적의 업무를 겸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또 준수사항으로는 업체 등으로부터 협찬을 받아 특정 물품을 홍보해 금전이나 물품을 얻는 행위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한전 직원들의 겸직 위반은 잊을 만하면 되풀이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한 지사 소속 B 직원이 공사 임차 사택을 배우자 명의 간이 사업장으로 등록한 뒤, 방 두 칸을 파충류 전용 사육장으로 꾸며 도마뱀 331마리를 사육한 사실이 적발되기도 했다. 해당 직원은 SNS에 파충류를 게시·판매해 1400만원 수익화하는 등의 사실이 적발돼 겸직금지 의무와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으로 징계 처분을 받았다. 지난해에도 한전은 자체 감사를 통해 태양광 발전 사업에 참여한 직원 31명을 적발해 징계한 바 있다.

한전은 임직원 겸직 등 일탈 행위와 관련해 "경영진의 강력한 의지를 바탕으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등 겸직 비위 예방을 위한 제도와 시스템 개선을 시행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비위 근절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한전은 임직원 비위 근절을 위해 컴플라이언스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겸직금지 위반 적발 시 해임까지 가능하도록 하는 중징계 원칙을 세운 바 있다. 한전은 이번 감사와 관련해 인사처에 인터넷 개인방송 활동을 통한 겸직 행위와 공문서 위·변조 제출 행위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해당 부서에 요청한 상태다.
배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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