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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타 리, ‘트론’으로 할리우드 중심에 서다 “아직 시작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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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혜 기자

승인 : 2025. 09. 15. 13:04

할리우드 시리즈에 한국계 첫 주연 맡아
'트론: 아레스' 오는 10월 8일 국내 개봉
인사말하는 그레타 리
영화 '트론: 아레스'에 출연한 그레타 리/연합뉴스
"할리우드 영화에 한국인 주인공이 등장하는 건 아마 처음일 거다.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한국에서 프레스 투어를 시작하게 됐다는 얘기를 듣고 어떻게 거절할 수 있었겠나."

15일 오전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트론: 아레스' 내한 기자간담회에서 배우 그레타 리는 "이 자리에 있게 돼 기쁘고 또 영광스럽다. 여러분과 이 영화를 함께 나눌 날이 기다려진다"며 소감을 전했다.

'트론: 아레스'는 1982년 시작된 디즈니 SF 프랜차이즈 '트론'의 세 번째 시리즈다. 가상 세계에서 현실로 넘어온 인공지능(AI) 병기 '아레스'의 출현으로 시작되는 위기를 그린다. 요아킴 뢰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자레드 레토·에반 피터스·질리언 앤더슨·제프 브리지스 등 할리우드 배우들이 대거 참여했다. 그레타 리는 글로벌 IT 기업 엔컴의 CEO이자 천재 프로그래머 '이브 킴' 역으로 등장한다.

지난해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로 한국 관객에게 진한 여운을 남긴 그는 이번 작품에서 완전히 다른 에너지의 연기를 선보인다. 그는 "'패스트 라이브즈'가 조용하고 섬세한 작품이었다면 '트론'은 육체적으로 강렬한 작품이었다"며 "이번엔 수많은 스턴트를 직접 소화했고 달리는 장면도 워낙 많아 마치 올림픽 선수가 된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뛰는 게 아니었다. 매 장면마다 목숨 걸고 전력 질주를 해야 했다. 아무리 훈련해도 이건 선수들도 못할 경험이었다. 비 오는 밴쿠버 거리에서 새벽 1시까지 촬영하고, 몇 시간 자고 바로 아카데미 시상식에 가야 했던 날도 있었다. 평생 한 번 있을 법한 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한국 방문한 그레타 리
영화 '트론:아레스'로 한국 방문한 그레타 리/연합뉴스
이번 작품이 지닌 핵심 메시지에 대해선 AI가 인간의 삶을 어떻게 침투하고 있는지를 정면으로 보여주는 영화라고 정의했다. 그는 "1982년 첫 '트론'이 컴퓨터 사용을 이유로 아카데미 시각효과 후보 자격에서 제외됐다는 이야기를 최근에 알게 됐다"며 "그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기술이 어디까지 왔는지를 실감하게 된다. 이번 시리즈는 그런 기술 진보 속에서 인간성과 윤리의 경계를 묻는 이야기라 지금 이 시대에 훨씬 더 중요한 작품처럼 느껴진다"고 강조했다.

그레타 리는 기술적 완성도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내며 "촬영감독 제프 크로넨웨스의 비주얼은 믿기 어려울 만큼 아름답고 나인 인치 네일스가 공동 작업한 음악도 전율이 일 정도였다. IMAX 전용으로 촬영된 작품이라 극장에서만 가능한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극 중 캐릭터에 대해서는 "놀라운 CEO이자 분석적인 프로그래머지만 결국은 평범한 사람이 비범한 상황에 놓여 초인적인 존재로 변화하는 이야기"라며 "그런 인물을 통해 인간성에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배우로서 내 중심엔 항상 '한 사람'이 있다. 한국인,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정체성을 넘어 인간 그 자체를 연기하고 싶다"고도 덧붙였다.

이번 작품이 단순한 출연을 넘어 의미 있는 시작점이 되길 바라는 마음도 전했다. 그레타 리는 "업계는 많은 것이 변했지만 이런 캐릭터가 중심에 선 건 여전히 드문 일이다. 그래서 이 순간은 설레고도 벅차다. 아직 시작일 뿐이고, 앞으로 무엇이 올지 아무도 모른다"면서 "사실 우리 한국인들은 우리가 최고라는 걸 늘 알고 있었다.이제야 세상이 그걸 따라오는 것 같다. 음악·패션·예술·영화 등 전 세계가 한국 문화를 사랑해주는 걸 보며 큰 확신을 얻고 있다"고 했다.

'트론: 아레스'는 오는 10월 8일 국내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이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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