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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특검 합의 후폭풍…與 ‘투톱’ 정청래·김병기 갈등 수면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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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 기자

승인 : 2025. 09. 12. 15:48

민주당 최고위-29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이병화 기자
여당 내 '투톱'인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 간의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표면적으로는 3대특검(내란·김건희·채해병특검)법 수정안을 둘러싼 이견에서 비롯된 갈등이지만 그 이면에는 당 운영을 둘러싼 주도권 다툼과 노선 차이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 지도부 내 균열이 노출되면서 민주당의 내부 결속과 향후 정국 주도력에 적잖은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원내대표와의 갈등을 의식하는 듯한 발언을 내놨다. 정 대표는 "당장은 우여곡절이 많은 것처럼 보여도 결국 하나의 물줄기로 흘러간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우리 안의 작은 차이가 상대방과의 차이보다 크겠냐"라며 "우리는 죽을 고비를 넘기며 생사고락을 함께한 전우이자 동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정대(당·정부·대통령실)가 원 팀으로 완전한 내란 종식과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함께 뛰자"라며 "이것이 시대정신이고 국민의 명령"이라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미국조지아 주 한국인 구금 사태 등 현안에 대해서만 언급하며 갈등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다.

양측의 갈등은 지난 10일 김 원내대표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3대특검법 수정안에 전격 합의하면서 불거졌다. 해당 합의안에는 특검의 수사기간을 연장하지 않고 수사인력의 증원을 최소화하는 내용이 담겼으나 당내 강경파 의원들과 지지자들 사이에서 강한 반발을 샀다. 이에 정 대표는 "수용할 수 없고 지도부 뜻과 달랐다"며 재협상을 지시했다. 결국 여야 간 합의는 최종 결렬됐다.

이 과정에서 김 원내대표에 대한 책임론이 확산됐다. 김 원내대표는 당 지도부와 긴밀하게 소통했다고 반박에 나섰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김 원내대표 측은 대통령실과도 큰 틀의 소통이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정청래에게 사과하라고 해"라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갈등은 더욱 격화됐다.

논란이 커지자, 정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부덕의 소치"라며 사과를 했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양측의 내홍이 표면화됐다는 분석이 정치권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최근 한 언론은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의 순서를 두고 갈등을 빚었다고 보도했으나 민주당은 이를 부인했다. 당 안팎에서도 갈등설을 일축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생각의 차이는 없다"며 "당 대표와 원내대표, 지도부 간의 이견은 전혀 없다"라고 강조했다. 당 내 최다선 의원(6선)인 조정식 의원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 간의) 소통은 있었다고 본다. 여론 방향 등을 감안해 보완하는 게 좋겠다는 방향에서 정리가 된 것"이라며 "일부는 보완하고, 일부는 합의를 그대로 살리면서 잘 정리가 됐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일을 계기로 정 대표가 당 운영 전면에 나설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박상병 평론가는 "이번 일로 앞으로 김 원내대표가 자율적으로 협상하기 어렵게 됐다"며 "정 대표가 당 운영에 앞장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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