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현대건설, 대형 재개발·재건축에 ‘금융 동맹’
HDC현대산업개발, 하나은행과 ‘시니어 금융’ 맞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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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건설 경기 활성화를 위해 금융 지원을 확대하고 있지만, 동시에 부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발생을 억제하기 위한 관리를 강화하며 상대적으로 재무 구조가 우수한 대형 건설사들이 발 빠르게 금융기관과의 연대를 강화하는 분위기가 짙어지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건설사들은 시중은행 등 1금융권과 대형 정비사업 및 신규 프로젝트를 위한 금융 협약을 적극 체결하고 있다. GS건설은 지난달 말 하나은행과 '성수전략 제1정비구역(성수1지구)' 재개발 사업에 대한 금융 협약을 체결하며, 일찌감치 사업 수주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성수1지구는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내 약 19만4398㎡ 부지에 최고 65층·총 3019가구 규모의 대형 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한강 조망권·초고층 개발 등 입지적 메리트를 갖춘 데다, 서울 도시정비사업 시장의 새 랜드마크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아 시공권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합은 연내 시공사 선정을 목표로 입찰 공고를 낼 예정이다. GS건설 관계자는 "하나은행은 사업비 및 추가 이주비 대출 등 금융주관사 역할을 맡고, GS건설은 시공사로서 성공적인 사업을 위해 적극 협력할 예정"이라며 "최상의 상품을 제공해 고객 만족을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도 강남권 재건축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압구정2구역' 수주를 위해 13곳의 금융기관과 대규모 협약을 체결했다. 이 사업은 총 공사비만 약 2조7500억원에 달하며, 이달 11일 입찰 제안서 접수 마감 이후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주거래은행인 하나은행을 비롯해 신한·우리·NH농협·SC제일·수협·국민은행 등 1금융권은 물론 NH투자·한국투자·KB·메리츠·현대차·키움증권 등 6개 증권사와 협약을 맺었다. 본 PF 전환부터 이주비 대출까지 조합 금융지원 체계를 미리 완비하며 금융 안정성 확보에 만전을 기한 것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13개 금융기관과의 협약을 통해 전례 없는 금융 안전망을 마련했다"며 "조합원 중심의 재건축 지원 계획을 차례대로 실행해 국내 대표 주거 단지를 구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신성장동력으로 추진 중인 '웰니스 레지던스' 사업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하나은행과 손잡았다. 고령층을 위한 헬스케어 기반 주거 서비스로, 호텔식 서비스와 맞춤형 건강관리 기능을 갖춘 복합 주거시설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양측은 이번 협약을 통해 금융·비금융 전반에 걸친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하나금융그룹의 자산관리·세무·상속 등 생애주기 맞춤형 금융서비스와 HDC현대산업개발의 주거 역량을 결합해 △맞춤형 금융 프로그램 제공 △시니어 특화 공간 운영 △입주자 대상 보증금 관리 신탁 △하나은행 및 제휴사 혜택 지원 등 다양한 방식의 협업을 추진한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PF 등 최근 건설 프로젝트와 관련된 금융 시장의 자금 조달 여건이 워낙 불확실해지며 시공권 확보 이전 단계부터 금융 파트너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며 "특히 공사비가 수조 원에 달하는 대형 정비사업의 경우 조합 신뢰 확보와 사업 안정성 제고 차원에서 금융기관과의 협약이 사실상 필수 전략으로 자리 잡은 모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