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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포용금융 경쟁… 신한 ‘이자감면’·국민 ‘채무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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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강훈 기자

승인 : 2025. 08. 04. 18:00

李 대통령 이자장사 비판 발언에
중소·벤처기업 지원 등 재원 투입
상생금융 목표 같지만 노선 차별화

리딩뱅크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 중인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이 포용금융 선도 은행 자리를 두고도 맞붙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강화 등 포용금융 확산을 강조하면서 두 은행도 정부 기조에 적극적으로 발맞추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이 대통령이 은행들이 이자장사로 막대한 이익을 거둬들이고 있다고 직격하며, 교육세 상향 등 세제를 통해 압박하자 중소·벤처기업 지원 등 상생금융과 포용금융에 은행 재원을 적극 투입하고 있다.

두 은행은 포용금융에 있어서도 차별화된 전략을 펴고 있다. 신한은행은 신한금융그룹 핵심 포용금융 강화 프로젝트인 '헬프업·브링업 & 밸류업'을 적극적으로 수행하면서, 고객의 대출 이자 부담을 줄이는데 힘쓰고 있다. 국민은행은 채무조정 지원에 나섰다. KB희망금융센터를 신설해 채무조정 대상을 완화하고 자체 채무조정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업계 최초로 연 10%가 넘는 대출 금리를 9.8%까지 내려주는 프로젝트 '헬프업 & 밸류업(Help-up & Value-up)'을 지난달 2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별도의 신청이나 방문 없이 대상자들은 일괄적으로 금리감면 혜택을 받았다. 수혜대상은 약 4만2000명, 적용 대출 규모는 6500억원 규모다.

또 저축은행 우량고객을 1금융권으로 유도하는 '브링업&밸류업(Bring-Up & Value-Up)' 프로젝트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시작한 해당 프로젝트는 누적 신청자 수 570명, 대환 규모 102억원을 돌파했다. 평균 금리 인하 폭은 4.8%포인트에 달했다.

신한은행은 연간 목표를 기존보다 70억원 확대한 200억원으로 조정했다. 이를 통해 약 420명의 금융소비자들이 추가로 수혜를 받게 돼, 약 7억원의 이자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은행의 포용금융 핵심은 이자 비용 절감이다. 특히 헬프업 & 밸류업의 경우 별도의 신청 없이 이자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그룹의 밸류업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포용금융이 실효성을 높이기 실행 중심의 지원 방안을 꾸준히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국민은행은 자체적인 채무조정 확대를 내세우고 있다. 올해 안에 KB희망금융센터를 신설하고, 신용회복·채무조정 등이 필요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신용상담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상담 서비스는 신용점수와 대출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신용문제 컨설팅'과 자체 채무조정, 신용회복, 새출발기금, 개인회생, 파산제도 등에 대한 '채무구제 제도 안내구조', 정책 금융 상품과 고금리 대출 전환방안 등을 알려주는 '서민금융 지원제도 안내'로 구성된다.

국민은행은 채무조정 대상 기준도 완화했다. 현재 개인채무자보호법에서는 대출금 3000만원 미만 연체자를 채무조정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국민은행은 이를 5000만원 미만 연체자로 확대했다. 이를 통해 약 4000명 이상의 고객이 혜택을 볼 전망이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모바일 채무조정 프로세스'도 구축했다. 대상자들은 KB스타뱅킹 또는 KB기업스타뱅킹 앱을 통한 빠른 신청과 적합한 맞춤형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모바일 앱 이용이 어려운 고객을 위해 영업점에서도 신청이 가능하다.

국민은행은 현 정부가 배드뱅크 도입을 통해 강조하고 있는 채무조정을 직접 확대한다는 점이 주목된다. 정부의 추진하는 '장기 연체채권 채무조정 프로그램' 외에 자체적인 채무조정 제도를 강화하면서 정부 정책 기조에 적극적으로 따르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이들은 조직개편을 통해 신설한 '포용금융부'를 통해 금융소외계층 위한 맞춤형 상품·서비스 개발 등에 집중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자 장사 등 비판 여론을 완화하려면 포용금융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다"며 "특히 리딩뱅크에 근접할수록 포용금융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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