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 없이 검진 치료 가능해
수백만원 고비용이지만 의료보험 미적용
의료업계 "환자 부담 경감 위해 제도 개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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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의료계에 따르면 국내 상급종합병원들이 순환 종양 유전자(ctDNA)를 이용한 유전체 검진과 중입자 치료기를 적극 도입하고 있는 가운데, 강동경희대병원과 서울대병원이 앞장서고 있다. ctDNA 검진과 중입자 치료기는 암환자들이 통증 없이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우선 강동경희대병원은 ctDNA를 이용한 유전체 검진을 이달 중순에 도입할 계획이다. 여기에 국내 140여개의 병·의원도 ctDNA 기반 검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ctDNA는 검사 과정이 간단해 환자와 의료진에게 일석이조다. 혈액 속 암세포 유전자를 분석해 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미세 암까지 찾아낼 수 있다는게 학회 측 설명이다. 내시경처럼 금식하거나 대장약을 복용하지 않아도 되며, 채혈만으로 진단이 가능하다.
서울대병원은 '꿈의 암 치료기'라 불리는 중입자 치료기를 도입할 예정이다. 2027년 하반기 개원을 목표로 지난해부터 부산 기장군에 중입자 치료 병원을 건축하고 있다.
중입자 치료기가 업계에서 주목되는 이유는 치료 효과와 안정성을 모두 갖춘 장비이기 때문이다. 기존 방사선 치료보다 방사선에 노출되는 범위가 작아 부작용은 적고 치료 효과가 크다는 게 대표적이다. 실제 관련 연구에 따르면 중입자 치료시 폐암 5년 생존율은 15.5%에서 39.8%로 두 배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립선암, 췌장암 외에도 폐암, 육종암, 신장암 등 기존 치료에 내성을 가진 암종에도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환자 비용 부담이 높아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은 한계다. 현재 ctDNA 기반 검사는 건강보험 비급여 항목이고, 중입자 치료기도 환자 부담 비중이 매우 높은 실정이다. ctDNA 검사는 1회당 150만~300만원대에 달한다. 중입자 치료기도 1회 치료비가 300만~500만원이며, 실손보험으로 회당 약 20만원만 지원돼 실제 환자 부담을 덜기에는 역부족이다.
대중화를 위해선 제도 개선이 필요하단 지적이다. 의료업계 관계자는 "이 검사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유전체 검사 기업의 지속적인 연구 개발은 물론, 병원의 임상적 수용성 확보, 보험사의 제도적 지원 마련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특히 검사비용에 대한 환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관련 공공기관과 협력해 건강보험 적용 범위를 확대하거나 고위험군에 대한 맞춤형 검진 체계 마련 등의 제도적 기반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