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소극장혜화당에선 '미스터리스릴러전'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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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 중인 연극 '렛미인'은 스웨덴 작가 욘 아이비에 린드크비스트의 동명 소설과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2016년 초연 이후 9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랐다. 뱀파이어 소녀 일라이와 학교 폭력에 시달리는 소년 오스카의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무대에 피가 낭자한 눈밭을 연출하는 등 공포 장르를 표방하며 긴장감을 유발한다.
일라이가 살인 장면에서 입에 가득 피를 묻힌 채 포효하는 모습은 관객들에게 소름이 끼치는 전율을 안겨준다. 이러한 잔인함은 무대 위 흰 눈송이와 몽환적인 음악을 통해 묘한 서정성이 더해져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특히 공연 마지막 10분은 오리지널 연출 존 티파니가 객석에서 "제발 그만!"을 외치도록 만들었다는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다. 공연은 8월 16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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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는 매일 새벽 2시 22분 누군가 2층의 아이 침실을 돌아다니는 것 같은 이상한 소리를 듣지만, 남편 샘은 이를 신경과민으로 여긴다. 부부는 샘의 친구 로렌과 그녀의 남자친구 벤을 집에 초대하며 수상한 소음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제니 역의 아이비와 박지연, 샘 역의 최영준과 김지철, 로렌 역의 방진의와 임강희, 벤 역의 차용학과 양승리 등 초연 때 출연한 배우들이 다시 뭉쳤다. 공연은 8월 16일까지.
대학로에서는 스릴러 연극 페스티벌이 열린다. '제9회 미스터리스릴러전'이 이달 16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소극장혜화당에서 개최된다. 심리적 공포와 인간 본성의 이면을 탐구하는 신작 4편이 선보인다.
첫 번째 작품은 극단 이명희의 '복어'로, 소년법의 허점을 고발하며 어린 시절 촉법소년들에게 가족을 잃은 수현이 15년 후 가해자를 향해 복수를 계획한다는 내용이다. 창작집단 애열의 '잉크 오브 타임'은 밀폐된 방에서 두 인물이 과거의 진실을 추궁하며 긴장감 넘치는 심리전을 펼친다. 호텔수영장멤버스의 '야행성동물'은 주행성동물과 야행성동물의 서로 다른 삶의 리듬을 은유적으로 그리며 인간관계 속 미묘한 경계를 포착한다. 마지막으로 예술단체 화로의 '검은 고양이'는 남편 실종 사건으로 취조실에 불려온 한 여성이 고양이의 죽음을 단서로 형사에게 진술하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소극장혜화당 김세환 프로그래머는 "'미스터리스릴러전'은 추리 문학을 공연예술 형식으로 풀어내는 페스티벌"이라며 "미스터리는 죄의식에 대한 고발과 성찰의 힘을 지닌 만큼, 관객에게 인간 내면을 들여다볼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