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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락 경동나비엔 부회장, ‘제2의 콘덴싱 온수기’ 신화 재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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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영 기자

승인 : 2025. 07. 15. 06:00

손흥락, 부친 이어 북미 장악 가속화
현지시장 점유율 톱…주가 7만원대
제품력·현지화·마케팅 삼박자 주효
신제품 출시 앞두고 하반기 실적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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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도익 창업주로부터 바통을 넘겨받아 2000년 그룹 수장에 오르며 회사를 이끌기 시작한 손연호 회장은 2006년 북미에 법인을 설립하고, 이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해 왔다. 국내 보일러 업체들과 좁은 내수 시장을 놓고 경쟁하기보다는 일찌감치 규모가 큰 무대서 승부를 보기로 결정한 것이다.

당시 업계 최초로 북미 지역에 첫 깃발을 꽂은 손 회장의 결정을 두고 시장에선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공존했다. 북미와 같은 선진 시장에서 경동나비엔이 시장 우위를 점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하지만 20여 년이 흐른 지금 경동나비엔은 수익의 대부분을 북미에서 벌어들일 정도로 맹활약 중이다.

이미 콘덴싱 보일러와 온수기에선 북미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으며, 2년여 전 3만원대 머물던 주가도 지금은 7만원대를 기록할 정도로 고공행진 중이다. 하지만 회사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올 하반기 신제품 '하이드로 콘덴싱 퍼니스'와 '히트펌프'를 앞세워 북미 시장을 더욱 장악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제 이 새로운 목표에는 손 회장의 장남이자 올 초 대표이사로 선임된 손흥락 부회장이 함께할 전망이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분기 경동나비엔의 매출액은 3652억원으로, 이 중 북미 법인이 2141억원(59%)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한국 1266억원(35%)·러시아 115억원(3.14%)·중국 26억원(0.7%)·기타 해외국가가 103억원(2.82%)을 기록했다.

경동나비엔이 북미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배경엔 손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제품력·현지화 전략·마케팅 강화 등 이 세 박자가 잘 맞아떨어진 덕분으로 풀이된다. 실제 경동나비엔은 전통적으로 '저탕식 가스 온수기'를 써왔던 북미 지역에 '순간식 가스 온수기'를 출시해 현지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중이다. 이미 이 시장 점유율은 50%로 일본 린나이를 크게 앞서며 선두자리도 공고히 하고 있다.

순간식 가스 온수기는 가스를 이용해 온수가 필요할 때마다 소량의 물을 가열시키는 시스템으로, 불필요한 가스 사용 및 전기료 절감이 장점으로 꼽힌다. 여기에 미국 에너지부가 2029년부터 판매되는 가스 온수기에 친환경·고효율이 강점인 콘덴싱 기술을 의무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발표한 만큼, 향후 경동나비엔의 가스 온수기에 대한 현지 수요 역시 더욱 늘어날 것이란 게 시장의 관측이다.

이 외에도 경동나비엔은 미국식 주거구조에 직접 호환 가능한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는 한편, 미국 현지에 물류창고를 짓고 설비투자를 지속해 배송 시간 단축 및 AS(애프터서비스) 대응 신속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북미 시장의 성장세는 올 하반기로 갈수록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히트펌프를 비롯해 히트펌프 온수기·콘덴싱 에어컨·수처리 시스템 등 다양한 신제품들이 북미 시장에서 선보이면서, 신제품 출시 효과가 하반기 실적에 본격 반영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또한 북미에서 난방을 위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식인 '퍼네스' 제품의 경우 올해 판매망 확대·마케팅 집중에 나설 계획인 만큼, 실적에 대한 기대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업계에선 하반기 북미 사업이 새롭게 대표이사가 된 손흥락 부회장의 경영 역량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경동나비엔에 있어 북미 시장이 제일 중요한 시장인 데다, 올해 신제품 출시를 대거 앞두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손 부회장은 미국 위스콘신 메디슨대학 경제학과 출신으로 미국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편"이라며 "그가 경동나비엔의 미국법인 설립 과정부터 업무에 함께해온 만큼 글로벌 냉난방공조(HVAC) 기업으로 외연을 확대하고자 하는 부친의 뜻을 잘 이어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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