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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케이뱅크는 두 차례 IPO에 도전했지만 모두 고배를 마셨습니다. 첫 번째 도전이었던 2022년에는 국내 증시 불안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당시 코스피지수가 2100선까지 하락하면서 IPO 시장이 얼어붙은 것이 원인이었죠. 지난해 두 번째 시도에서는 공모 절차까지 진행했으나,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희망 공모가 밴드에 못 미치는 가격이 제시되면서 또다시 철회를 선택했습니다.
세 번째 IPO에 나선 지금은 이전보다 여건이 나아졌습니다. 새 정부의 증시 부양 의지에 힘입어 코스피 지수는 3년 만에 3000선을 회복했고, 안정적인 실적과 정부 정책 수혜 기대가 맞물린 금융사들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케이뱅크의 경쟁사인 카카오뱅크도 1년 4개월 만에 주가가 3만원대를 돌파하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케이뱅크 IPO에 대한 시장의 기대도 커지고 있습니다.
다만 시장 분위기와 별개로 최근 케이뱅크의 실적은 다소 아쉬움이 남습니다. 올해 1분기 순익이 161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68% 감소하면서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 이후 업비트 예치금에 대한 수수료율이 상승하면서 이자비용이 크게 늘어난 것이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한 탓인데, 향후 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케이뱅크의 든든한 우군이었던 업비트와의 계약도 오는 10월 종료됩니다. 아직 연장 여부가 불투명합니다. 업비트 예치금은 케이뱅크 수신 잔액의 약 19% 수준에 달합니다. 업비트가 실제로 이탈할 경우 케이뱅크에 상당한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뜻이죠. 이를 보완할 플랫폼 경쟁력은 카카오뱅크나 토스뱅크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도 약점으로 꼽힙니다. 결국 투자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실적' 측면에서 케이뱅크가 시장의 기대에 부합하는 펀더멘털을 입증해야 합니다.
케이뱅크도 이러한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에 최근 새로운 수익원을 모색하고, 내실을 다지기 위한 다양한 전략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다른 은행보다 앞서 스테이블코인 실증 연구와 기술 협업을 시작한 데다, 오는 2027년까지 '비대면 기업금융 특화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차별화된 청사진도 제시했습니다. 지난 20일에는 1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고, 이를 최대주주인 비씨카드가 전액 인수함으로써 자본 건전성 강화에도 나서는 모습입니다.
결국 이번 IPO의 성패는 시장의 분위기가 아니라, 케이뱅크의 행보에 달려 있습니다. 1분기 부진을 만회할 수 있는 실적 개선과 함께, 제시한 기업가치에 걸맞은 혁신을 시장에 어떻게 보여줄지가 관건입니다. 두 차례의 실패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에는 케이뱅크가 IPO 도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