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 못지않게 내용도 낙제점
외국인 선수 제도 개선 등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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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판곤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25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TQL 스타디움에서 끝난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조별리그 F조 도르트문트(독일)와 3차전에서 0-1로 패했다. 이로써 울산은 조별리그 3경기 전패로 승점을 1도 따내지 못한 채 빈손으로 귀국하게 됐다.
앞서 울산은 마멜로디 선다운스(남아프리카공화국)에 0-1, 플루미넨시(브라질)에 2-4로 지며 16강 탈락이 확정됐다. 최선을 다해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던 도르트문트전 역시 1골 차가 천만다행일 정도로 일방적으로 얻어맞은 끝에 예상과 다르지 않은 패배를 안았다. F조에서는 울산을 누른 도르트문트가 승점 7(2승 1무)로 1위, 플루미넨시(1승 2무)가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울산은 결과 못지않게 내용도 나빴다. FIFA 데이터에 따르면 마멜로디전부터 공 점유율 30-62, 슈팅 8-14로 밀렸다. 플루미넨시를 상대로는 극단적인 수비에 치중한 결과 점유율은 28%로 더 내려갔고 슈팅은 26개나 허용했다. 플루미넨시는 울산을 상대로 42개의 크로스를 시도했다.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에 오르고 독일 분데스리가 4위를 차지한 강호 도르트문트전도 다르지 않았다. 전반에만 슈팅 수 0-20으로 일방적으로 밀린 울산은 선방을 거듭한 조현우가 없었다면 대패를 당하는 흐름이었다.
K리그 팬들에게 자부심을 주겠다고 했던 김판곤 감독의 출사표는 공염불이 됐고 최초로 32개 팀이 나선 클럽 월드컵에서 세계 축구와 현격한 차이만 확인했다.
K리그 최강 울산의 참패는 프로축구 전반에 걸친 위기와 연결된다. 재능 있는 선수들 상당수가 유럽으로 떠나 자체 선수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외국인 선수의 질이라도 높여야 할 상황이다. 하지만 현실은 세계 각국 리그에서 중용되지 못해 K리그로 흘려온 경우가 대다수다. 향후 국제 경쟁력을 키우려는 구단이 뜻대로 전력을 강화하도록 변화를 주는 것이 K리그의 숙제로 던져졌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외국 선수 제한 규정을 폐지해 구단에 자율성을 보장하자는 주장이 힘을 받을 전망이다.
김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세계와 격차가 여전하다는 걸 확인했다"며 "미국에 와서 보니까 인프라는 물론 경기 속도도 상당히 뒤져 있다. 리그에서 더 속도를 올려야 하고 더 강한 압박 속에서 경기를 치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현우는 "결과는 아쉽지만 우리가 오랫동안 함께했던 그런 과정들이 많이 떠올라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하고 싶다"며 대회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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