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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트럼프, 김정은과 서신 교환할 의향 있어”...정상외교 재개 불투명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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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06. 12. 06:39

백악관 대변인 "트럼프, 김정은과 서신 교환 의향 있어"
NK뉴스 "북 당국자들, 트럼프 친서 수령 거부"
재집권 트럼프, 김정은과 외교 재개 가시적 움직임 없어
미 조야·언론, 미·북 대화 관심 소멸
미북 하노이 정상회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2월 28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의 2차 미·북 정상회담 확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AP·연합
아시아투데이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친서 외교를 재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캐롤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11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보내는 친서 수령을 북한이 거부했다'는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 보도와 관련한 질문에 "대통령은 김정은과의 서신 교환에 여전히 수용적(receptive·열려 있고, 의향이 있다)"이라며 "그는 첫 임기 때인 2018년 싱가포르에서 이뤄진 진전을 보길 원한다"고 답했다.

◇ 백악관 대변인 "트럼프, 김정은과 서신 교환 의향 있어"...NK뉴스 "북 당국자들, 트럼프 친서 수령 거부"

레빗 대변인은 이어 "특정한 서신 교환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답하도록 남겨 두겠다"고 말했다. 레빗 대변인의 답변은 NK뉴스의 보도를 적극적으로 부인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NK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보내는 친서의 수령을 미국 내 북한 당국자들(뉴욕 주유엔 북한 대표부 인사들로 추정)이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3월 31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 및 김정은과 가까운 미래 언젠가 접촉(reach out)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뒤 "나는 그와 아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언젠가는 뭔가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소통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 2019년 2월 27~28일 베트남 하노이, 그리고 2019년 6월 30일 판문점에서 만나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 상응 조치에 관해 논의했으나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

김정은 푸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24년 6월 19일 북한 평양 금수산 영빈관에서 진행된 북·러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 체결식에서 조약문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 재집권 트럼프, 김정은과 외교 재개 가시적 움직임 없어...미 조야·언론, 미·북 대화 관심 소멸
김정은-푸틴 군사 협력...우크라 정보총국장 "러, 북 드론 생산 지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20일 재집권하면서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비확산에 초점을 맞춘 회담을 재개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취임 5개월이 다가오는 지금까지 북·미 간 실질적인 접촉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김정은이 우크라이나 침략용 무기를 대량 공급하고, 첨단 무기 기술을 전수받는 등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밀월 관계를 형성하고 있어 미국과의 관계 개선이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것이 가장 큰 요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군사매체 워존(TWZ)은 9일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군 정보총국장이 인터뷰에서 "(북한과 러시아 사이에) 북한 영토에서 '가르피야'와 '게란' 유형의 드론 생산 능력을 구축하는 합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가르피야는 러시아가 중국산 엔진과 부품으로 생산하는 공격용 드론이며, 게란은 이란제 샤헤드-136 드론의 러시아 버전이다. 러시아는 특히 게란을 월 2000대 생산하고 있는데, 이를 월 5000대까지 확대하기 위해 북한에 기술을 제공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조야와 언론들의 미·북 협상에 관한 관심도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와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떨어진 상황이다. 미국 주요 매체들은 레빗 대변인의 언급을 거의 보도하지 않았고, 영국 주요 일간 더타임스와 로이터통신이 이를 비교적 상세하게 전한 정도다.

◇ 英 타임스 "전문가들, 김정은, 2018년 비해 미국과 관계 개선 모색 동인 떨어져"

더타임스는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2018년에 비해 미국과 관계 개선을 모색할 동인이 떨어졌다고 말했다"며 "침체한 북한 경제는 중국의 지원을 받고 있고, 김 위원장은 2023년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과 거래를 타결, 군사 지원의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경제 원조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NK뉴스에 "김정은은 2018년이나 2019년에 비해 트럼프가 훨씬 덜 필요하다"며 "북한은 여전히 대화와 거래에 관심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번 거래는 2019년 트럼프 대통령이 논의하고 거부한 거래보다 미국에 덜 매력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023년 1월 말 공개한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에서 김정은이 대북 제재 해제의 대가로 영변 핵시설 폐기를 제안한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등을 포함시키라고 역제안했지만, 김정은이 이를 거부해 회담이 결렬됐다고 전한 바 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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