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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제주 ‘그린수소’ 기저전력화 박차…“재생에너지 70%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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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이정연 기자

승인 : 2025. 06. 08. 12:00

2035년 탄소중립 달성 목표로 그린수소 육성
"ESS 확충 및 실시간 전력거래제 등 제도 고도화해야
위기 취약했던 '관광 중심'서 산업 구조 다양화할 것"
제주 그린수소
지난 4일 제주 조천읍 함덕 그린수소 충전소에서 도내 준공영 수소버스가 충전을 하고 있다./이정연 기자
"제주의 재생에너지 비율이 20%대에서 더 늘리지 못 하는 것은 출력제한 문제가 큽니다. 봄, 가을 에너지가 소비분보다 과잉 생산돼 늘상 정전의 위험성이 상존해서입니다. 남는 전력을 배터리에는 오래 저장을 못 해요. 그래서 (비교적 장기 보관이 가능한) 수소가 굉장히 막강한 포트폴리오로 들어올 수 있습니다."

기자가 지난 4일 찾은 제주 조천읍 함덕 그린수소 충전소에서 만난 고윤성 제주도청 미래성장과장은 에너지저장장치(ESS) 확충과 실시간 전력거래제 도입, 분산에너지 특구 지정 등 에너지 전환과 관련한 도내 역점 과제를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단도직입적으로 남는 봄 가을의 에너지들을 예컨대 여름철 에어컨 틀 때까지 보관하기 위해 '에너지 캐리어' 기능을 할 수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제주도가 '2035 탄소중립'을 기치로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를 7기가와트(GW)로 늘리고,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을 7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비전을 품은 가운데 이런 구상이 나왔다. 제주도는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늘리면 유럽 등으로 수출하는 기업들이 RE100 달성을 비롯해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으로 인한 부담을 덜기 위해 도내로 유입할 유인책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광과 1차산업에 쏠려 코로나19와 같은 위기 상황에 취약한 산업구조를 글로벌 기업 유치 등을 통해 전환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미 일부 기업과 데이터센터 설립 등에 관한 이야기도 오간 바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안정적인 재생에너지 기반의 전력 공급을 위해 그린수소를 기저발전원으로 활용하고, 연 6만톤 이상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품게 된 이유다.

ESS의 경우 실시간 전력 조절에는 유용하지만 보관기간이 수시간에서 수일에 그치는 데다 에너지 밀도도 낮아 장거리 운송이나 장기 저장에는 부적합한 저장원으로 꼽힌다. 반면 수소의 경우 대규모 장기 비축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태양광, 풍력 등 남는 재생에너지로 물을 전기분해해 얻는 그린수소는 기체, 액체, 암모니아, 메탄올 등 다양한 형태로 저장이 가능하고 이에 따라 수개월, 수년까지 비교적 장기 보관도 가능하다.

고윤성
지난 4일 제주 조천읍 함덕 그린수소 충전소에서 고윤성 제주도청 미래성장과장이 수소충전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이정연 기자
고 과장은 "인프라가 들어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시간 전력 생산자와 사용자간 거래가 가능한 시장 제도가 같이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용 전력 판매 단가가 고공행진하는 상황에서 재생에너지가 비용 경쟁력을 갖추려면 남는 전력을 민간 부문에서 서로 직거래할 수 있도록 스마트 그리드 체계 구축과 시장 개편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이날 현장에는 '달리는 공기청정기'라고 적힌 수소 버스들이 들어오고 있었다. 함덕 그린수소 충전소는 환경부의 지원을 받아 그린수소 초기 생태계 조성을 위해 구축됐다. 제주도는 수소충전소랑 버스를 전국에서 가장 늦게 들여왔지만 연료원으로써 그린수소 활용은 전국 최초다. 제주도는 오는 2030년까지 이같은 수소충전소를 10개소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수소모빌리티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2030년까지 수소버스 300대, 청소차 200대를 보급하기로 했다.

한편, 제주도는 10.9㎿ 재생에너지 연계 대규모 그린수소 생산 기술개발 실증사업을 추진 중인 것에 이어 RE100 기반 수소시범단지 인프라 기술개발 연구실증사업도 이어가고 있다. 수소 저장, ESS를 활용한 안정적 전력공급, 기업과 RE100 거래가 가능한 인프라 구축을 시험해보는 것이다. 이외에도 한립읍 행원리 일대에 300억원을 들여 3㎿급 수전해 그린수소 생산기지 구축을 추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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