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美 우주정책 중심축…일시적 긴장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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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AFP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우리 예산에서 수십억 달러를 아끼는 가장 쉬운 방법은 일론의 정부 보조금과 계약을 끊는 것"이라며 "난 바이든(미국 전 대통령)이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게 늘 놀라웠다"고 적었다. 머스크가 보유한 스페이스X 등과의 연방 정부 계약 중단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이에 대해 머스크는 본인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엑스(X, 구 트위터)를 통해 "대통령의 계약 취소 발언에 따라 스페이스X는 드래건 우주선 철수를 즉시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한 이용자가 "트럼프 대통령과 당신 모두 나은 사람들이다. 진정하고 며칠 물러서서 생각해보자"고 조언하자, 머스크는 "좋은 조언이다. 드래건을 철수하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당장의 물리적 실행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두 인사의 갈등이 표면화되면서 스페이스X가 맡고 있는 다수의 핵심 우주·국방 사업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건' 우주선은 현재 미국 당국으로부터 유인 비행 인증을 받은 유일한 민간 우주선으로,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의 유인 수송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NASA와 체결한 관련 계약 규모는 약 49억 달러(약 6조6000억 원)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화물 수송을 맡는 '카고 드래건' 등 다양한 임무 수행을 통해 NASA의 ISS 운용을 지원해왔다. 스페이스X가 크루 드래건을 본격 운용하기 전까지 미국은 약 10년간 러시아의 소유즈 우주선을 이용해 ISS에 우주인을 보냈다. 스페이스X의 유인 우주선은 2020년 이후 미국이 다시 독자적인 유인 발사 능력을 갖추는 계기가 됐다.
이 외에도 스페이스X는 미국 국방부, 국가정찰국(NRO) 등과 다수의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스페이스X가 수주한 계약 규모는 누적 22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머스크는 최근 엑스에서 "올해 스페이스X 매출은 약 155억 달러이며, 이 중 약 11억 달러는 NASA와의 협업에서 발생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군사 분야에서도 스페이스X의 존재감은 크다. 최근 미국 우주군의 위성 발사계획 계약에서 스페이스X가 60억 달러 규모를 따내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이어 ULA(54억 달러), 블루오리진(24억 달러)이 뒤를 이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스페이스X와의 계약을 일방적으로 취소하는 것은 실제 실행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정부 계약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취소하는 것이 불가능하며, 정해진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에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