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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건설 조력자] ‘非건설·非금융인’ 꼬리 떼고 사상 최대 실적…이은재號 K-FIN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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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준 기자

승인 : 2025. 05. 21. 15:28

이은재 체제 2년 반…조합원 6.2만개사·출자금 6조 시대
CEO경영과정 개강…MB 등 초청하며 위상 강화
조합원사 국내외 사업 전방위 지원
건설보증 25.7조 역대 최대…업황 불황 이면도
이은재 전문건설공제조합 이사장
이은재 전문건설공제조합(K-FINCO) 이사장./전문건설공제조합
전문건설공제조합(K-FINCO, 이하 조합)이 이은재 이사장 체제 아래 창립 37년 만인 지난해 조합원사 6만2000여개사, 출자금 6조원, 건설보증 25조7000억원 시대를 열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 이사장이 2022년 11월 선임될 당시만 해도 '비건설·비금융인 인사'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조합의 성과에 주목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조합은 건설업을 영위하는 조합원의 경제적 지위 향상과 건설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목적으로 1988년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설립된 건설 전문 금융기관이다. 각종 건설보증을 비롯해 자금 융자, 어음 할인, 공제상품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는 물론 교육, 임대, 투자 사업도 수행하고 있다.

다만, 이번 실적에는 건설경기 침체로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 건설사들이 보증 상품에 의존한 배경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외형 성장 이면의 구조적 불안을 고려할 때, 앞으로 조합이 내실 있는 대응 전략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21일 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조합의 조합원사 수와 총 출자금은 각각 6만2000여개사, 6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조합 창립 이후 최대 규모다. 건설금융의 핵심 분야인 건설보증 부문에서는 총 25조7000억원 규모의 신용을 제공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업계에서는 이 이사장이 다양한 공적 이력과 외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업계 현안을 정책적으로 풀어내며 행정적 역량을 발휘한 점을 최대 실적 달성의 배경으로 보고 있다. 건설·금융 관련 경력이 전무해 2022년 11월 선임 당시 '낙하산' 논란이 불거졌던 점을 고려하면, 현재의 성과는 의미 있는 변화로 평가된다.

특히 이 이사장 체제에서 '건설경영 CEO과정' 운영을 통해 조합의 위상을 강화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해당 과정은 건설업계의 오피니언 리더를 대상으로 글로벌 리더십을 배양하고, 업계 정보 교환과 토론을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마련됐다. 조합은 2023년 3월 동국대학교와 함께 1기 과정을 개강한 데 이어, 지난 4월에는 3기 과정을 운영했다.

이 기간 중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특별 강연자로 참여하기도 했다. 이 역시 이 이사장의 폭넓은 정·관계 네트워크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조합은 조합원들의 사업 영위에 도움이 되는 실질적 제도 개선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삼성화재와 상품 판매공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중대재해배상책임공제를 출시했다. 해당 상품은 중대재해 발생 시 피공제자의 민사상 법률 배상 책임과 관련 비용을 보상하며, 작년부터 상시 근로자 5인 이상 영업장까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 확대된 점을 반영한 것이다.

조합원사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건설협회와 협약을 맺었고, 지난해에는 국가철도공단과 함께 국내 건설사의 해외 철도사업 진출을 위한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이 밖에도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쿠웨이트·탄자니아·아랍에미리트(UAE)·르완다 등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인프라 협력 논의도 이어가는 등, 조합원사의 글로벌 시장 진출 기반을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반면, 조합의 향후 과제도 명확하다. 국내 건설업계가 장기적인 불황 국면에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조합 역시 수익 구조의 다변화와 리스크 관리 체계 고도화 등 내실 강화가 요구된다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건설보증 부문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그 이면에는 유동성 위기를 겪는 중소 건설사들이 보증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가 자리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조합은 조합원과의 신뢰를 다지고 실적을 공유하려는 행보를 보인 바 있다. 지난 3월 정기총회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1291억원의 현금 배당을 결정하면서다.

이밖에도 조합은 올해 정책 방향성을 선제적 위기 대응으로 삼고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조합 관계자는 "올해에도 조합원사의 사업 활로를 모색하고 금융 부담을 낮춰주는 등 상생 경영에 힘쓸 계획"이라며 "조합이 조합원사들의 소중한 출자금으로 운영되고 있는 만큼 견조한 실적을 내고 그에 따른 이익도 환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전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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