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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 그리고 배터리의 길] 넥스트 에너지 꾀하는 SK이노… 키포인트는 ‘원가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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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연 기자

승인 : 2025. 05. 12. 17:51

1Q 석화 매출비중 68%… 그룹 지탱
유가·정제마진 약세, 비용절감 필요
공정 최적화… 연 200억원 절감 기대
SAF 생산라인에 150억, R&D 진행도
"지속 생존을 위해서는 고객 가치가 고객이 지불하는 가격보다 크고, 고객이 지불한 가격보다 원가가 낮아야 하는 '생존부등식'(Value·가치>Price·가격>Cost·비용)이 지켜져야 한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이 이달 초 전 구성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가장 강조한 내용은 원가경쟁력이다. 생존부등식에서 맨 뒤에 있는 원가경쟁력을 지켜내야 SK이노베이션에 미래가 있다는 뜻이다.

'석유에서 섬유까지 수직계열화'를 완성한 점은 석유·화학사 중 SK그룹이 가장 차별화하는 점이다. 완벽한 구조를 구축한 만큼 그룹은 에너지 사업을 본궤도에 다시 올려놓을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으나 여전히 핵심은 석유·화학이다.

첫 단추는 리밸런싱이다. SK 전체가 지난해부터 고강도의 구조개편을 진행 중이며, 이는 주력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도 마찬가지다. 이미 공정 최적화를 통해 비용 구조를 혁신하고 있어 연간 최소 200억원의 비용 절감이 기대된다. 또한 전 정유사들이 미래사업으로 손꼽은 지속가능항공유(SAF) 부문에서도 SK이노베이션의 정유 자회사 SK에너지는 일찍이 울산에 전용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연구개발(R&D) 비용만은 아끼지 않는 중이다.

12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올 1분기만 하더라도 전체 매출에서 석유·화학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68%로 14조원이 넘는다. 석유 및 화학 사업이 여전히 SK이노베이션을 넘어 그룹을 지탱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박상규 사장의 언급에서도 나타났듯 당장 급한 건 비용 절감이다. SK에너지는 설비 가동률을 보수적으로 유지하고, 울산CLX 동력 보일러에 가스엔진 열병합발전시스템을 설치해 연간 2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하기로 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및 디지털 전환(DT) 기반의 운영개선을 가속화해 공정 자율 운전 모델을 적용하고 모니터링을 자동화한다.

당분간 고통스러운 허리끈 조여매기가 예상되나 석유 사업은 소비자와 친숙한 주유소 점유율만 보더라도 SK에너지가 몇 년째 부동의 1위를 내놓지 않고 있다. 최근 5년간의 추이를 보면 SK에너지는 26%대를 줄곧 유지 중이고 2위는 21%대를 유지하며 HD현대오일뱅크와 에쓰오일의 순위가 바뀌는 등 변동도 있었다.

선두 자리는 안정적으로 유지 중이지만 정제마진이 악화하고 국제 유가가 하락하는 점은 가장 큰 충격을 주는 리스크다. SK에너지가 전통적인 석유 사업을 넘어 넥스트 에너지를 꾀하는 이유다. 대표적인 사업이 SAF다.

지난해 9월 SK이노베이션은 울산 콤플렉스에 150억원을 투자해 전용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원료투입부터 제품 출하에 이르는 전용시설로 연산 10만톤의 SAF를 포함한 저탄소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국내 대한항공·제주항공·에어부산·에어프레미아를 비롯해 홍콩 캐세이퍼시픽에 공급 중이며 유럽에도 직수출하는 데 성공했다.

아직 초기시장인 SAF 부문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SK이노베이션은 환경과학기술원에서 SAF R&D를 동시 진행 중이다. SAF의 원료인 폐식용유 폐기름을 오래 보관하고, 동시에 고품질의 연료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중이며, 미국 재료시험협회(ASTM)에서 인정하는 공정 규격 8개 중 1개 공정에 대해서는 인증을 받았다. 해당 기관에서 정한 규격 중 하나를 갖춰야 SAF로 인정받을 수 있다.

화학부문에서는 올 1분기 SK이노베이션의 8개 사업군 중 석유와 E&S에 이어 높은 매출을 올렸음에도 영업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파라자일렌(PX)과 올레핀 계열의 시황이 지속적으로 약화한 탓이다.

그럼에도 SK이노베이션의 화학은 울산 석유화학 단지 입주 업체를 대상으로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 중이며 밸류체인 수직 계열화를 통해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점은 경쟁 우위 요소다.

포트폴리오도 자동차 경량화 소재, 고기능성 포장재 기술 개발을 비롯해 친환경과 재사용가능 제품군의 판매를 확대하면서 고부가 사업 중심으로 강화 중이다. 화학부문 역시 운영 비용은 연료와 전력, 유틸리티 등 제조 경비를 줄인다.
안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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