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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만 누린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계대출 금리는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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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우섭 기자

승인 : 2025. 05. 12. 18:03

3월 가계·기업대출 평균 금리차 0.03%포인트
연말 比 가계 0.1%p·기업 0.37%p 하락
전문가 "일시적 현상, 정책 기조 안정 시 정상화될 것"
5대은행
주요은행 ATM. / 연합
작년 하반기부터 기준금리가 세 차례 인하됐지만, 인하 효과는 기업대출에만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연말 대비 기업대출 금리는 빠르게 낮아진 반면, 가계대출 금리는 제자리에 머문 것이다. 이는 가계부채 관리 기조가 고금리 중심으로 유지된 반면, 경기 부양과 기업 신용 리스크 대응 필요성에 따라 기업대출 금리는 더 적극적으로 조정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3월 기준 가계와 기업대출 평균 금리차가 0.03%포인트로 좁혀진 가운데, 전문가들은 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평가했다. 부동산 시장 안정과 함께 하반기부터는 점진적인 정상화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3월말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평균 금리는 4.32%, 기업대출은 4.35%로 집계됐다.

가계대출 금리는 연말 대비 평균 0.1%포인트 떨어졌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0.11%포인트 상승했고, 다른 은행들은 0.11~0.2%포인트 하락에 그쳤다. 반면 기업대출 금리는 우리은행 -0.69%포인트, 하나은행 -0.42%포인트, 신한은행 -0.38%포인트 등 평균 0.37%포인트 인하되며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빠르게 반영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를 단기적인 구조 왜곡 현상으로 평가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가계부채 관리 기조는 유지되면서 가산금리를 통해 가계대출 금리를 낮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점검회의 등을 통해 가계대출의 건전성 관리 강화를 당부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부채 총량 규제 아래서 금리까지 동시에 조정하기는 어려운 구조"라며 "리스크와 규제 부담이 공존하는 상황에서 가계대출 금리는 보수적으로 운용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기업대출의 경우 중소기업·수출업종의 신용 리스크가 증가하고 있어, 선제적인 금리 인하 조정으로 대응하는 분위기다. 외환시장 불안과 미국 관세정책 등 불확실성을 고려한 조치다.

기준금리 인하에도 가계대출 금리가 좀처럼 내려가지 않으면서, 이자 장사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정책 효과가 체감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금리 인하 수혜가 기업 중심으로 집중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김동헌 고려대 교수는 "전반적으로 가계든 기업이든 금리는 내려가야 하는 국면이 맞다"며 "다만 가계대출은 부동산 가격과 금융안정 이슈가 얽혀 있어 단기적으로 빠른 조정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대출은 관세정책 등 대외 불확실성이 선반영돼 조정된 측면이 있는데, 현재의 금리차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정책 기조가 안정되면 다시 구조가 정상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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