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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15일 튀르키예서 ‘직접’ 협상”...젤렌스키 “푸틴 ‘직접’ 와라”...고위급 협상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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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05. 12. 07:11

푸틴 "우크라이나와 15일 튀르키예서 '직접' 협상 재개"
젤렌스키 "푸틴, 직접 만나자"
佛·英·獨·폴란드 정상·젤렌스키 "30일간 전면 휴전하자"
푸틴, 튀르키예 방문 가능성 작고, 양국 고위급 협상 가능성
UKRAINE EU DIPLOMACY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왼쪽부터)·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가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진행된 공동 기자회견장으로 걸어가고 있다./EPA·연합
아시아투데이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직접' 대화를 제안했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튀르키예에서 만나자고 제안해 휴전 협상이 타결의 전기가 마련할지 주목된다.

푸틴이 젤렌스키 대통령과 '직접' 회담에 응할 가능성이 작지만, 양국 대표 간 직접 협상이 진행될 가능성은 있다.

푸틴 시진핑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이 9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진행된 제2차 세계대전 승리 80주년 기념 대규모 열병식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구주석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UPI·연합
◇ 푸틴 "우크라이나와 15일 튀르키예서 '직접' 협상 재개"...크렘린궁 "에르도안, 푸틴 구상 지지"

푸틴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우크라이나 당국에 오는 15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협상을 재개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고 러시아 관영 타스·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아울러 푸틴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직접 휴전 협상 재개 구상에 관해 자세히 논의했다고 러시아 크렘린궁이 전했다.

크렘린궁은 성명에서 "양측은 5월 15일부터 이스탄불에서 개최될 예정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직접 협상 재개에 대한 러시아 대통령의 구상에 관해 자세히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스탄불에 플랫폼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하면서 러시아의 제안을 전적으로 지지했다"며 "튀르키예 측은 지속 가능한 평화를 달성하기 위한 협상을 조직하고, 개최하는 데 가능한 모든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미국 ABC방송 인터뷰에서 유럽 평화유지군이 우크라이나에 주둔하는 것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군사 인프라가 러시아 국경 근처에 배치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EUROPEAN UKRAINE MEETING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왼쪽부터)·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가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 거리를 걸어가면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공보국 제공·UPI·연합
◇ 佛·英·獨·폴란드 정상·젤렌스키 "12일부터 30일간 전면 휴전하자"
트럼프 "우크라, 푸틴 제안 즉시 동의해야"...젤렌스키 "푸틴, 15일 튀르키예서 직접 만나자"

푸틴의 제안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한 모임에서 후원자들과 대화하면서 푸틴이 우크라이나의 '전부(the whole thing)'를 원해 협상하기가 특별히 어렵다고 토로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날 보도하는 등 트럼프 행정부가 푸틴에 대해 실망감을 표출하는 상황에서 나왔다.

아울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전날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함께한 기자회견에서 12일부터 30일간 육·해·공에서 모두 휴전하자고 러시아에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루스소셜을 통해 푸틴의 제안과 관련, "우크라이나는 즉시 이에 동의해야 한다"며 "나는 우크라이나가 푸틴과 협상을 할 것인지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회담을 당장 하라"고 촉구했다.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러시아가 마침내 전쟁 종식을 고려하기 시작했다는 건 긍정적인 신호"라면서도 "전쟁을 진정으로 종식하는 첫 번째 단계는 휴전으로, 러시아가 12일부터 완전하고 지속 가능하며 신뢰할 수 있는 휴전을 확인해주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엑스와 텔레그램을 통해 12일부터 휴전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면서 "우리는 협상에 참여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으며 어떤 형식이든 준비돼 있다"며 "나는 이번주 목요일인 15일에 튀르키예를 방문할 예정이며 푸틴도 직접 오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푸틴이 왜 '못 오는지'에 대한 핑계를 찾지 않기를 바란다"며 "우리는 이 전쟁을 끝내기 위해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 목요일 튀르키예"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젤렌스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4월 26일(현지시간) 바티칸에서 진행된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미사에 앞서 독대하고 있다./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공보국 제공·AP·연합
◇ 푸틴-젤렌스키 직접 회담 가능성 작아...푸틴, 시간 끌기 기만술 가능성...정상회담 대신 양국 직접 협상 가능성

이렇게 푸틴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직접' 협상을 언급했지만, 푸틴이 튀르키예를 방문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푸틴이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성' 발언이 나올 때마다 부활절 30시간 휴전, 전승절 72시간 휴전 등을 일방적으로 선언하면서도 우크라이나와의 전투를 지속한 것을 감안하면 이번 제안도 시간을 끌기 위한 기만술일 가능성이 있다.

실제 푸틴은 이날 우크라이나와 회담을 제안하며 "새로운 휴전, 진정한 휴전에 합의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면서도 서방이 제안한 30일 휴전안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마크롱 대통령은 엑스에 "이것은 답변을 회피하는 방식"이라며 "그가 협상으로 나아가려는 모습은 보이지만 여전히 시간을 벌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꼬집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스타머·메르츠·투스크 총리뿐만 아니라 트럼프·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해 15일 이스탄불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최고위급 회담이 열리려면 휴전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프랑스 엘리제궁이 이날 저녁 성명에서 전했다.

다만 푸틴의 제안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역제안,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압력' 등을 감안하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부 고위급 대표가 이스탄불에서 직접 만날 가능성은 있다.

만약 푸틴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스탄불에서 대면할 경우 두 정상의 만남은 2019년 12월 9일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분쟁을 중재하기 위해 독일·프랑스 정상과 함께 4개국 정상이 프랑스 파리에서 '노르망디 형식'의 회담을 한 이후 5년 5개월 만이다.

4개국 정상은 2014년 6월 6일 프랑스의 노르망디 상륙작전 70주년 기념식에서 회동해 우크라이나 문제를 논의했고, 이는 2015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평화 정착 방안을 담은 민스크 협정 체결로 이어졌다.

하지만 '민스크 협정'의 모호한 문서에 대한 해석이 달라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 반군 간 교전을 멈추지 않았고, 푸틴은 2022년 2월 24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략 전쟁 개시를 명령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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