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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두나, “사랑도 ‘바이러스’처럼 감염되는 것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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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준 기자

승인 : 2025. 05. 11. 13:16

영화 '바이러스'로 '다음 소희' 이후 2년만에 스크린 복귀
독특한 내용·캐릭터에 마음 뺏겨…김윤석의 합류도 선택 계기
멀지 않은 데뷔 30주년…"봉준호·박찬욱 감독의 덕을 본 결과"
배두나
영화 '바이러스'로 돌아온 배우 배두나는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만나 "세상이 어지러울수록 따뜻하고 귀여우며 웃긴 작품에 마음이 끌리는 것같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제공=바이포엠스튜디오·더램프
영화 '바이러스'의 홍보를 위해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마주한 배두나는 "극중 풋풋한 내 모습에 감탄했다"면서 "그렇지 않았나요?"라고 확인하듯 반문해 웃음을 자아냈다.

너스레처럼 들렸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그렇게 말할 만했다. 이 영화는 1979년생 10월생인 배두나가 30대의 마지막이자 40대로 갓 접어든 2019년 10월에 촬영을 마친 작품이기 때문이다. 감염과 함께 누구와도 첫눈에 사랑에 빠지는 증상이 발현되지만 치사율은 100%인 신종 바이러스의 등장을 다룬 로맨틱 코미디 장르로, 하필이면 크랭크업 시점에 코로나19의 확산이 시작되면서 개봉이 차일피일 미뤄진 끝에 무려 6년여 만인 지난 7일 관객들과 만나게 됐다.

"개봉까지 오래 걸렸지만, 마음 고생을 하기보다는 잊고 살았어요. 촬영이 끝나면 홍보 말고 배우인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기에, 일희일비하지 않으려 노력하다 보니 생긴 습관이라고나 할까요. 물론 찍은 지 오래된 거같지 않다는 반응에 내심 안도하고 있어요. 영화속 방역복을 입은 모습을 보면서는 '희망적인 내용이므로 차라리 펜데믹 때 개봉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살짝 들더라고요."

바이러스
영화 '바이러스'에서 배두나는 김윤석(맨 위 사진부터 아래로)을 시작으로 손석구와 장기하 등 각기 다른 개성을 자랑하는 출연진과 연기 호흡을 맞춘다./제공=바이포엠스튜디오
배두나가 연기한 주인공 '택선'은 사랑에 담 쌓고 사는 번역가로, 동생이 소개한 '수필'(손석구)로부터 바이러스에 감염된 뒤 치료법을 연구중인 '이균'(김윤석)과 함께 예기치 못한 여정을 떠난다. 도입부에서는 건조하고 시니컬해 보이지만 극이 진행되면서 이내 엉뚱하고 사랑스럽기 그지 없는 모습으로 달라지는 캐릭터와 관련해 그는 "시나리오를 받자마자 '택선'을 비롯한 등장인물들 모두가 독특하게 느껴졌다"면서 "영화에서는 바이러스 감염 증상이긴 하지만 실제로도 사랑은 당사자가 컨트롤할 수 없지 않나. 사랑에 대한 평소 생각이 '택선'이란 인물에 투영됐다"고 귀띔했다.

김윤석의 합류도 작품을 선택한 또 다른 이유였다. 김윤석의 출연작 전부를 챙겨봤을 만큼 광팬인데, 연기 호흡을 맞추는 과정은 기대했던대로 역시 행복하고 짜릿했다. 촬영장 안팎에서 모든 걸 배려하고 양보하는 선배의 마음씀씀이에 감동받았고, 가수 장기하를 '택선'의 학교 동창이자 자동차 세일즈맨인 '연우' 역으로 캐스팅하자고 연출자에게 가장 먼저 제안하는 모습에서 작품 전체를 바라보는 통찰력이 와 닿았다.

1999년 영화 '링 바이러스'로 연기에 입문했으므로 데뷔 30주년이 멀지 않았다. '고양이를 부탁해' 등 오래 전 출연작들의 재개봉 소식이 들릴 때면 잊고 있었던 '짬밥'이 스스로 느껴질 정도다. "'플란다스의 개' '괴물'을 함께 했던 봉준호 감독님과 '복수는 나의 것'으로 만났던 박찬욱 감독님 등 2000년대 초반 등장했던 어마어마한 작가들의 덕을 보고 있는 결과죠. 나이 들수록 촬영장에서는 더 가볍게 행동하려 노력해요. 감독부터 말단 스태프까지, 주연부터 단역까지 모두가 편하고 격의없이 지내야 좋은 결과물이 나오거든요. 현장에서의 제 모습이 '바이러스'의 '택선'처럼 실없이 웃고 마냥 행복해 보인다면 그래서일 겁니다."
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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