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가격 폭락 타격 심각
산업 고도화로 노동력 수요도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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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크레디트 스위스를 비롯한 세계적 공신력의 금융기관들이 발표하는 수치의 경우 경악스러울 만큼 더 높다는 사실이 아닌가 보인다. 최고치가 무려 0.704에 이른다. 이는 달리 말해 공산국가인 중국의 중산층이 터무니 없이 적다는 얘기가 된다. 최근 들어 중국 당국이 관련 통계치를 발표하지 않는 것은 다 까닭이 있다고 해야 한다.
이런 현실에서 최근 중산층이 폭발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은 의미하는 바가 무척 크다. 거의 궤멸 상태가 됐다고 해야 한다. 이렇게 된 이유는 당연히 있다. 무엇보다 지난 2021년 하반기에 글로벌 500대 기업 랭킹 122위까지 기록한 거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헝다(恒大·에버그란데)가 디폴트(채무 불이행)에 빠진 이후부터 본격화된 부동산 산업의 몰락을 가장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아파트를 비롯한 주택 가격이 악영향을 받지 않았다면 이상하다고 해야 하니까 말이다.
실제로도 엄청나게 떨어졌다. 부동산 불패 신화를 이끌던 베이징과 상하이(上海) 등을 비롯한 대도시들의 상황을 살펴보면 잘 알 수 있다. 최고점 대비 최소한 30% 전후 폭락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분위기로 봐서는 상당 기간 동안 반등은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똘똘한 부동산 한 채만 보유해도 중산층으로 분류되는 현실에서 이 상황의 도래가 말해주는 결론은 분명하다. 상당수 중산층이 하층민으로 계층 이동을 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산업 고도화로 노동력 수요가 감소한 현실 역시 거론해야 한다. 여기에 낮은 임금 인상률, 속속 나타나는 미중 관세 및 무역전쟁의 부작용들, 일부 지역에서 이미 악몽이 된 실업대란도 중산층의 폭감에 한몫을 단단히 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부동산 두채를 보유한 덕에 과거 과소비에 나섰던 베이징 시민 라이잉후이(賴英輝) 씨가 "이제 소비가 미덕인 시대는 갔다. 어떻게든 절약을 해서 살아남아야 한다"면서 앞으로 절약을 생활화하겠다고 다짐하는 것은 확실히 괜한 게 아닌 듯하다.
중산층이 무너지면서 소비가 줄어들 경우의 부작용은 심각해질 수 있다.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하의 물가 하락)이 일상이 될 수 있다. 이 경우 이후 계속 사이클처럼 도래할 현실은 끔찍해진다. 기업 파산, 실업자 증가 등의 악순환도 반복될 수밖에 없다. 중국 경제가 현재 상당히 심각한 국면에 직면해 있다고 단언해도 무방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