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취재후일담] 韓서 영향력 키우는 중국, K-배터리 전략은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3.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424010014955

글자크기

닫기

김유라 기자

승인 : 2025. 04. 24. 16:56

CATL·CNGR 韓 사업 확장
국내 경쟁 심화 우려, '차세대 기술'로 대응
'가격경쟁력' 숙제…정부 지원 방안은
2025033101010022797
삼성SDI가 인터배터리 2025에서 공개한 46파이 배터리 라인업./삼성SDI
최근 글로벌 배터리 점유율 1위인 중국 CATL이 한국 법인 설립을 본격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요. CATL은 이미 한국에서 소규모 사무실을 운영해왔지만 자회사 설립에 나서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지난해 10월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등록된 전기차 중 약 15%는 CATL배터리를 탑재했고, 점유율 순위로 따지면 3위 입니다. 업계에선 CATL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국내 사업 확장에 나설지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국내 배터리 소재 시장에서도 중국 기업의 진출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 공시 자료를 종합하면 중국 기업 CNGR 계열사 '피노' 는 올해 들어 국내 고객사로부터 약 300억원의 수주실적을 올렸습니다. 피노는 지난해 중순 CNGR을 최대주주 맞이한 뒤 6개월 간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영위했는데요. 이때 글로벌 고객사를 대상으로 낸 매출(181억원) 보다 많은 수주가 국내에서 나온 겁니다. 회사는 중국 내수를 기반으로 한 탄탄한 이익체력을 뒷배로 국내 고객사들을 공략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중국 기업들이 한국 시장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우리 기업에 이점도 있습니다. 보다 저렴한 원재료·부품을 수급해 가격 경쟁력 강화를 노릴 수 있죠. 중국 기업과 협력으로 빠른 사업확장을 꾀할 수도 있습니다. 미국발 관세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며 다소 연기되고는 있지만 포스코퓨처엠은 피노와 합작 전구체 법인 설립을 꾸준히 논의중입니다.

하지만 이미 중국에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넘겨준 상태에서, 국내 경쟁마저 심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것도 사실입니다. 특히 기술적으로 중국이 앞서고 있는 'LFP 배터리' 부문에선 우리 기업들이 당장 불리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이에 우리 배터리 기업들은 초격차 기술 확보로 차세대 배터리 시장을 선점해 대응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삼성SDI는 최근 1조 7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하고 이중 중 3541억원을 국내 전고체 배터리 투자 목적의 시설자금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을 액체가 아닌 고체로 대체해 안전성과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는 '꿈의 배터리'입니다. SK온은 액침냉각·무선BMS 등 배터리 안전 기술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업들의 힘으로는 풀기 힘든 문제도 있습니다. 바로 중국 정부가 자국 배터리 기업에 쏟는 막대한 보조금입니다. 중국 기업들이 값싼 인건비에 보조금까지 들고 덤비니, 가격 경쟁력에 대한 고민이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쯤에서 우리 정부가 어떤 방책을 내놓을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이미 배터리 산업에 보조금 등을 지원하는 '한국판 IRA'의 필요성에 여야 모두가 공감하고 있습니다. 이에 차기 정부가 출범하면, 배터리 산업을 보호하고 육성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종합 전략이 보다 구체화될 것으로 기대되는데요. 중국의 약진에 맞서 우리 기업의 국내 주도권을 지키되 새로운 사업 기회는 살릴 수 있는 정교한 정책이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김유라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