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 LCR 평균 160.3%…은행별 대응 차이로 소폭 반등
銀 관계자 "외화예금 회복세에 따라 외화 LCR↑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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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예금이 빠르게 회복된 만큼, 은행들은 고유동성 외화자산을 늘려 외화 LCR을 다시 상향 조정할 수 있는 여력이 확보된 상태다. 다만, 외화 LCR은 뚜렷한 반등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이는 은행별로 유동성 대응 전략이 엇갈린 데다, 일부 은행이 환율 변동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보수적 포지션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환율이 1420원에서 1430원대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미국의 관세 정책 등 대외 리스크를 대비한 대응 차원에서 외화 LCR이 상향 조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1일~22일 기준 4대은행의 외화예금 잔액은 685억3000만달러로, 3월말 대비 63억7000만달러 늘었다. 증가율은 약 10.2%다. 앞서 지난달 국내은행의 전체 거주자 외화예금은 828억5000만달러로, 전월 대비 19억2000만달러 감소했다. 이 중 4대은행에서만 18억5000만달러가 빠져나가 전체 이탈액의 96%를 차지했다.
이달 들어 외화예금이 다시 증가세를 보인 데에는 환율 하락에 따른 저가 매수 수요와 환차익 기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달말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1472.9원으로, 21일 기준 1419.1원까지 하락했다. 24일 기준 환율은 1435.0원으로 반등했지만, 여전히 1420원~1430원대에서 등락 중이다.
시장에서도 당분간 환율이 1420원~1430원대에서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은행 환율 애널리스트팀은 "무역협상 기대감과 위안화 강세, 외국인 증시 순매수 등이 환율 상단을 제한하고 있다"고 밝혔고, NH선물은 "4월 이후 달러와 위안화의 동일한 움직임에 달러·원환율이 1420원대에서 단기적으로 고착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외화예금이 회복된 것과 달리, 외화 LCR은 아직 반등 흐름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앞서 4대 은행의 평균 외화 LCR은 지난해 말 181.6%에서 3월 말 159.4%로 22.2%포인트 하락했다. 21일 기준 160.3%로 소폭 반등했으나, 외화예금 회복폭에 비해서는 정체된 수준이다.
이는 은행별 대응 전략이 다르게 작용한 결과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외화 LCR을 선제적으로 상향 조정한 반면,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환율 급등락에 따른 리스크 관리를 위해 외화 포지션을 일시적으로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외화 유출 대비보다는 시장 변동성에 대한 방어 전략으로 해석된다.
은행권에서는 외화예금 회복세와 환율 안정 흐름을 감안할 때, 외화 LCR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환율이 1420원~1430원 범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은행들도 유동성 대응 전략을 보수적으로 재조정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은행권 관계자는 "이달 중순 들어 환율이 1420원에서 1430원대를 유지하고 외화예금도 회복된 만큼, 외화 LCR은 당분간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며 "해외 증시 흐름에 따라 외화자산 수요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