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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한 숨결 간직한 ‘영암 시종 고분군’ 사적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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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5. 04. 23. 11:25

국가유산청 "마한 바탕으로 백제·가야 등 다양한 문화 수용"
(사진 1) 옥야리 장동 방대형 고분 전경
옥야리 장동 방대형 고분 전경. /국가유산청
영산강 유역의 지리적 요충지에 위치한 '영암 시종 고분군'이 국가유산이 된다.

국가유산청은 약 1500년 전에 조성된 전라남도 영암군의 '영암 시종 고분군'을 국가지정문화유산 사적으로 지정 예고했다고 23일 밝혔다.

5세기 중·후반에서 6세기 초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시종 고분군은 영산강 본류와 삼포강, 남측 지류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략적 위치에 자리한다. 이 지역은 서해를 통한 해양 교통로의 중심지로서, 당시 선진 문물이 유입되는 관문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학계에서는 이 지역이 마한 소국 중 하나였던 토착 세력의 영향권 아래 독자적인 문화를 발전시키는 한편, 백제 중앙 세력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을 것으로 본다.

영암군에 남아있는 49개 고대 고분 유적 중 절반 이상인 28개가 시종면에 집중돼 있다. 이번에 사적으로 지정 예고된 유적은 옥야리 장동 방대형 고분과 내동리 쌍무덤 두 곳이다.

(사진 4) 금동관 세움 장식(내동리 쌍무덤 출토)
금동관 세움 장식(내동리 쌍무덤 출토). /국가유산청
옥야리 고분은 영산강 유역 무덤 중에서도 규모가 크며 네모난 형태가 특징적이다. 내동리 쌍무덤에서는 금동관 장식이 출토돼 이 지역이 백제와 정치·사회적으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었음을 보여준다. 또한 중국 청자 잔과 동남아시아산으로 추정되는 유리구슬 등 다양한 문화권의 유물이 발견됐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시종 고분군은 마한의 전통적 요소를 바탕으로 백제, 가야, 중국, 왜 등 다양한 문화적 요소를 수용해 현지화한 고분으로 높은 역사적·학술적 가치를 지닌다"고 말했다.

이 고분군은 당시 토목 기술의 수준을 보여주는 증거이자, 영산강 유역 마한 전통 사회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소중한 역사적 자산으로 평가받는다.

국가유산청은 30일간의 의견 수렴 기간을 거친 후,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통해 사적 지정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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