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리 인력, 메모리행 속전속결
면접 없이 1차 서류 심사로만 선발
D램 시장 '선두 탈환' 총력모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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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 2일 사내 직무전환 제도 '잡포스팅'을 통해 파운드리사업부에서 메모리사업부로 이동할 사내 인력을 모집하는 원포인트 공고를 냈다. 이번 공고는 파운드리 사업부 인력을 메모리사업부의 메모리제조기술센터, 반도체연구소, 글로벌 제조&인프라 총괄 등으로 전환 배치하는 게 골자다. 공정 설계와 양산, 수율 관리를 담당하는 PA·YE팀이 아닌, 기술팀 위주로 이동이 진행되는 것이 핵심이다. 이달 세넷째 주에 합격자를 대상으로 최종 의사를 확인할 예정이다.
이번 원포인트 공고는 기존 대비 전형절차를 대폭 간소화한 게 특징이다. 지금까지는 서류심사를 거쳐 대면 면접을 봤지만, 이번엔 이례적으로 면접을 생략하고 서류로만 합격자를 선발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2020년 4월 코로나 팬데믹 당시에도 전화를 통해서라도 면접을 진행했었다. 삼성전자 내부 관계자는 "원래 면접까지가 기본 전형절차이지만, 잡포스팅 공고가 아주 급하게 열리는 경우에는 종종 이렇게 진행한다"며 "내부적으로도 불시에 공고가 나왔다는 반응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내부 조직운영 최적화를 위해 올해 대규모 잡포스팅 제도를 운영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내부에 공지했다. 매년 4월 DS·DX 등 전사 사업부문을 대상으로 하던 것을 올해는 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대신 올해는 '긴급충원 목적의 수시 잡포스팅'을 실시하겠다고 했다. 반도체 부진에 더해 지난달 고(故) 한종희 부회장의 별세 등 어수선한 조직 분위기를 감안해서다.
이번 잡포스팅 절차 간소화는 급격하게 떨어진 메모리 시장 경쟁력을 빠른 인력 보강을 통해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최근 삼성전자는 1992년 시장점유율 13.5%로 일본 도시바(12.8%)를 제치고 세계 D램 1위에 오른 뒤 33년간 지켜온 선두를 처음으로 SK하이닉스에 내줬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D램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매출 기준 36%를 점유해 삼성전자(34%)를 앞섰다.
세계 반도체 시장은 메모리를 중심으로 성장 중이다.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 매출은 전년 대비 71.8% 급증했다.
분야별로 D램은 75.4%, 낸드는 75.7% 각각 성장했다. 같은 기간 비메모리와 메모리를 합산한 반도체 전체 시장 매출은 18.1% 커지는 데 그쳤다.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성적은 올해 1분기 대폭 하락한 것으로 관측된다. 유안타증권은 삼성전자가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서 이 기간 13조88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내다봤다. 17조7280억원을 기록한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한 수치다. 직전 분기(23조4170억원)와 비교해선 44.1% 급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