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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3대 종교단체 대통령 파면 판결에 불복선언…헌재, 자성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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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04. 14. 18:39

/연합

-종교단체의 대통령 탄핵불복 공동선언은 심각한 사법 불신 위기에 빠진 한국사회를 상징


◇ 3대 종교단체, 탄핵불복과 국민저항권 발동 '윤석열 어게인' 동참 공동선언


불교·천주교·개신교 등 우리 사회의 3대 종교단체가 지난 9일 국회 소통관 한 곳에 모여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에 대해 "대한민국 민주주의 사망을 선고한 헌재의 판결을 거부한다"며 탄핵불복을 선언했다. 아울러 최근 청년대학생들이 펼치고 있는 '윤석열 어게인' 운동에 적극 동참할 것을 밝히면서 헌재의 '불법탄핵'에 대한 종교계의 조직적 저항, 국민저항권이 발동됐음을 온 국민들에게 알렸다. 


서울특별시교회총연합회, 대한불교호국종, 대한민국천주교수호모임 등 불교·천주교·개신교 3대 종교의 단체들은 이날 "우리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헌재의 부당한 선고를 당당히 거부함으로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비장한 첫걸음을 내딛고자 3개의 종교단체 마음을 묶었다"면서 헌재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키는 것이 곧 국민의 권리를 지키는 일"이라며 시민사회와 종교계가 함께 연대해 현 상황에 맞서 싸워나갈 것임을 밝히고 "광화문에서 열리는 집회에 종단과 시민사회가 모두 결집해 국민 저항권을 행사하자"고 촉구했다.


종교단체야말로 우리 사회에서 도덕과 정의를 중시하는 대표적인 자발적 사회조직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3대 종교인 불교·천주교·개신교의 단체들이 서로의 신앙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함께 모여 이러한 선언을 했다는 것은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이는 사법부, 특히 헌재에 대한 심각한 불신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선언은 사법부에 맡겨둬서는 제대로 '정의를 실현'할 수 없으므로 사법부 특히 헌재의 판결에 저항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위기라는 뜻이다. 사법부, 특히 헌재의 뼈아픈 자성이 필요하다. 


◇ 서울시교회총연합회 박원영 목사 "헌재 판결 속에 국민은 없었다" 


서울시교회총연합회 운영위원장 박원영 목사는 이날 "헌재의 판결 속에 국민은 없었다"면서  "대통령 파면은 민주주의 사망을 선고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4월 4일 헌재가 윤 전 대통령 파면을 전원 찬성으로 결정한 것은 국민의 주권을 짓밟은 결정이며 이는 헌재가 권력에 포획됐다는 증거"라며 "우리는 이 판결을 거부하며 윤석열이 여전히 국민이 뽑은 대통령임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또한 "탄핵을 인정하는 것은 국민의 권리를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라며 "3대 종단이 하나가 돼 윤 전 대통령을 지키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 호국불교승가회 성호스님 "만해 한용운 정신 이어받아 끝까지 저항"


호국불교승가회 상임대표 회장 성호스님은 이날 "나라가 없으면 나도 없다"는 것이 "호국불교의 핵심사상"이라면서 "저는 이번 탄핵사태에 대해서 불복종하고, 출가 성인의 양심을 걸고 저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성호스님은 만해 한용운 선생의 '님의 침묵'을 낭독해 자신의 심경을 대변했다. '님의 침묵'은 사랑하는 님을 떠나보내 슬프지만 떠난 이는 반드시 돌아온다는 믿음에 희망을 품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님은 "잃어버린 나라"일 수도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일 수도 "윤 전 대통령"일 수도 있다고 했다.


◇ 대한불교호국종 응천스님 "헌법재판관들을 국민법정에 세우자"


대한불교호국종 총무원장 응천스님은 가장 강도 높게 헌법재판관들을 비판했다. 그는 "헌법재판관 전원은 자유대한민국을 부정하는 헌정 중단의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다"면서 "헌법재판관 전원을 국민 법정에 세워 처단하자"고 말했다. 그는 헌재의 판결을 겨냥해 "합법을 가장한 국본 침탈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반국가세력의 체제도전에 맞서기 위해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헌법이 보장한 비상대권을 발동한 것"이라며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은 국가전복 세력에게 권력을 넘긴 내란 행위"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그러면서 "조기 대선을 거부하고 선관위와 헌재 해체, 국회 해산까지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 대한민국수호천주교인모임 "윤 전 대통령 탄핵은 법적 판단 아닌 정치적 판단"


보수적인 목소리를 내는 천주교 신부와 평신도 모임인 '대한민국수호천주교인모임'(대수천)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 결정에 대해  "윤 전 대통령이 탄핵 당할 정도로 죄를 지은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헌법재판관들이 법적인 판단을 내린 게 아니라 정치적 판단을 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 사법부의 신뢰가 완전히 '땅에'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3대 종교단체를 대표해서 서울시교회총연합회 운영위원장 박원영 목사는 국가 회복을 위해 세 가지를 요구했다. 우선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탄핵시킨 더불어민주당을 해체할 것을 요구하고 나서 다음 두 가지를 특별히 강조했다.


◇ 보수 탈 쓰고 좌파에 부역한 한동훈·최상목·정형식과 탄핵찬성 여당의원들 규탄


박 목사는 "우리 보수의 탈을 쓰고 거짓 좌파에 부역한 무리들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배신자들을 규탄하면서 그런 배신자들로 "한동훈(전 국민의힘 대표), 최상목(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정형식(헌법재판관) 등이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불복했다"고 거명했다. 아울러 자기 당이 배출한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한 국회의원들과 동조한 이들은 당장 국민의힘을 떠나야 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종교계가 인간관계의 기초인 신뢰를 잃은 이들을 규탄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 민주주의의 꽃, 선거의 공정성 위해 바닥부터 개혁하라고 요구


박 목사는 이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부정선거 실체 자복과 공개 등을 촉구했다. 그는 "부정선거는 의혹이 아니라 지금도 저들의 카르텔을 수호하는 실체임을 여러 증거와 상황을 통해 밝혀지고 있다"라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당장 부정선거의 실체를 공개하여 모든 국민이 알 수 있도록 증거를 내놓길 바란다. 그렇지 아니하면 당장 해체하라"고 외쳤다.


◇ 헌재를 비롯한 사법부의 무너진 신뢰 회복이 급선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기독교, 불교, 천주교 등 3대 종교단체가 이처럼 함께 모여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결정에 대해 불복과 국민저항권을 선언한 것은 매우 이례적일 뿐만 아니라 헌재를 비롯한 사법부로서는 뼈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제 국민들은 더 이상 재판관들을 공정한 심판관으로 바라보지 않고 정치권력에 흔들리는 이들로 바라본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아무런 자성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게 매우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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