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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노화도 설계하는 시대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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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5. 04. 14. 15:36

AI와 바이오 기술로 노화를 디자인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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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도 설계하는 시대가 온다' 표지.
AI와 바이오 기술이 노화 산업을 어떻게 혁신하고 있는지 심층적으로 다룬 책 '노화도 설계하는 시대가 온다'가 오는 18일 출간된다.

'AI와 바이오 혁명이 바꾸는 노화의 미래'란 부제가 붙은 이 책은 한국 노화과학의 선구자 박상철 교수, 디지털 헬스케어 전문가 권순용 교수, IT 전략가 강시철 박사가 공동 집필했다.

40년 간 노화 연구를 해온 박상철 교수는 "과거에는 노화가 피할 수 없는 자연 현상이었지만, 이제는 조절하고 설계할 수 있는 대상이 됐다"고 밝혔다.

책은 AI와 바이오 기술이 노화에 대한 기존 패러다임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유전체 분석, 줄기세포 치료, AI 기반 예측 의료 등 첨단 기술이 인간의 생물학적 시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권순용 교수는 "알파폴드와 같은 AI 기술은 단백질 구조를 예측해 신약 개발 시간을 수십 년에서 1년으로 단축시켰다. 이런 기술적 혁신이 노화를 관리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며 AI가 의료 분야에 가져온 변화를 강조했다.

강시철 박사는 더 깊이 있는 통찰을 공유했다. 그는 "지금 AI를 비롯해 유전학적 기술들, 의학기술들이 엄청나게 발달하고 있다. 인간이 자연의 법칙에 의해 진화했다면, 미래는 과학의 법칙에 의해 진화할 것"이라며 "이제 노화를 스스로 디자인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고 설명했다.

강 박사는 기술 발전 못지않게 정신적 성숙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기술만 발달해서는 안 된다. 어떻게 하면 정신적으로도 성숙하면서 노화를 디자인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면서 "젊음을 선택할 것인지, 나이가 들어도 품위 있게 건강을 유지할 것인지 선택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이 책이 더욱 의미 있는 이유는 출간 시기다. 강 박사는 "올해는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해"라며 "65세 이상이 된 사람들이 20%가 넘었다"고 밝혔다.

흥미롭게도 강 박사 자신도 베이비부머 세대의 중심인 79학번으로 올해 65세가 됐다. 그는 "저 또한 초고령 사회의 주역이 된 셈"이라며 "이런 시점에서 노화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제시하고 싶었다"고 얘기했다.

강 박사는 이 책이 "실질적으로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는 천만에 가까운 이들을 위한 지침서"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강 박사는 더 나아가 미래의 산업 혁명에 대한 전망도 제시했다. 그는 "지금 4차 산업혁명이라고 얘기하는데, 5차 산업혁명이 일어난다면 그것은 '인간 플랫폼의 혁명'이 될 것"이라며 " 굉장히 많은 기술들이 인간의 과학적 진화를 위해 개발되고 있다. 이 책은 노화의 미래를 주제로 하는데, 이것이 바로 5차 산업혁명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한국의 고령화 모델에 대한 분석이다. 저자들은 한국이 빠른 고령화와 디지털 기술 적응이 공존하는 독특한 사회라고 설명한다.

강 박사는 "한국의 고령층은 'K-시니어'라 불릴 만큼 새로운 플랫폼 사용자이자 산업 실험의 선도 집단이 되고 있다"면서 "웨어러블, 생체 임플란트, AR/VR 같은 기술이 노년의 자율성을 회복시키는 동시에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고 했다.

이 책은 단순히 기술 발전만 다루지 않는다. 저자들은 '홀리 에이징(Holy Aging)'이라는 개념을 통해 노화를 창조적 여정으로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책은 기술 발전의 그림자도 함께 짚는다. 권 교수는 "생명 연장 기술이 특정 계층에 집중된다면, '생물학적 불평등'이라는 새로운 계급 구조가 생길 수 있다"면서 "기술이 혜택이 아닌 차별의 도구가 되지 않도록 윤리적 기준과 규제 체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책은 10개 장에 걸쳐 AI, 재생의학, 뇌신경과학, 엑소스켈레톤, 나노 기술 등 노화 산업의 최전선을 상세히 다룬다. 나노 로봇이 늙은 세포를 제거하고, 디지털 트윈이 노화 속도를 예측하며, 웨어러블 기기가 심정지를 미리 감지하는 미래가 이미 우리 앞에 다가왔다.

강 박사의 말처럼 "인간이 150세 이상까지 살 수 있는 모든 기술들이 이미 나왔고, 이제 선택만이 남아있다." 저자들은 이 책을 통해 초고령 사회를 맞이하는 지금, 개인과 기업, 사회가 함께 준비해야 할 새로운 생애 전략을 제시한다.

매일경제신문사. 324쪽.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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