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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갤러리]겸재 정선의 ‘독서여가도(경교명승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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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5. 04. 08. 09:40

투데이갤러리 정선
독서여가도(경교명승첩)(조선, 1740~1741년, 비단에 채색, 24.0x16.8cm, 간송미술문화재단, 보물)
사랑방 앞 툇마루 위에 한 선비가 편안히 앉아 청화백자 화분에 심은 붉은 해당화를 바라보고 있다. 청수한 기품이 감도는 선비는 옥색 중치막을 입고 사방관을 썼으며 오른손에 쥘부채를 펴들고 있다.

조선 후기 대표적인 진경산수화가인 겸재 정선이 그린 '독서여가도' 속 선비는 겸재 자신으로 추정된다. 이 그림은 겸재가 66세(1741) 이후 제작한 작품을 모은 '경교명승첩' 상권 맨 처음에 장첩 돼 있다. 조선 지식인의 이상적인 삶을 잘 표현한 작품이다. 당시 선비들이 추구했던 자연과의 조화, 학문에 대한 열정, 심신의 수양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림을 들여다보면, 삿자리가 깔린 방 안에는 서책이 쌓인 책장이 있어서 겸재가 학문하는 선비임을 넌지시 말해준다. 책장 문에 장식된 그림, 쥘부채에 그려진 그림이 모두 겸재의 그림으로 이 방이 그의 서재임을 알 수 있다.

겸재는 초상화나 인물화 그리는 것을 꺼렸는데, 평생의 친구인 사천 이병연에게만은 예외로 초상화를 직접 그려줬다. 이 작품도 겸재에게 사천이 요청한 그림으로 추정된다. 고아한 선비의 휴식하는 모습을 맑은 필치로 그려낸 이 작품은 정선의 흔치 않은 인물화로서 중요성이 크다.

호암미술관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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