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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차별화된 주주환원 정책 발표… 주가 부양 묘수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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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아 기자

승인 : 2025. 03. 30. 17:41

CET1비율 하락방어 속 주주환원율↑
이익잉여금 3兆, 배당재원으로 활용
개인 주주, 소득세 없이 100% 배당
제한적 재원에 배당 지속가능성 관건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비과세 배당' 카드가 통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실질적인 비과세 배당 적용 시점은 내년이지만, 벌써 주가가 들썩이는 분위기다. 부진한 국내 증시 상황에도 불구하고 우리금융 주가 상승세가 4대 금융 가운데 가장 가팔랐다. 세금을 떼지 않고 온전히 배당을 받을 수 있는 기회인 만큼, 개인 투자자들이 적극적인 매수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금융이 은행계 금융지주 중 처음으로 자본잉여금 감액 배당을 전격 추진한 이유는 보통주자본(CET1)비율을 방어하면서 총주주환원율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주주가 받는 실직적인 배당 규모를 세금까지 고려해 동일하게 한다고 했을 때, 감액배당 규모가 도움이 된다. 배당을 통해 현금흐름을 원하는 주주들이 몰리면서, 주가 부양 효과도 함께 누릴 수 있다.

다만, 제한적인 자본준비금 재원 때문에 비과세 배당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시각도 있다.

비과세 배당은 자본준비금의 일부를 이익잉여금으로 옮겨 배당하는 방식으로, 개인 주주는 15.4%에 달하는 배당소득세를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 배당소득을 그대로 받을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투자자를 유인할 수 있는 것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8일 우리금융지주 종가는 1만6650원이었다. 비과세 배당을 발표한 직후인 2월10일(1만6310원) 대비 2%가량 상승한 수치다. 우리금융 주가는 한때 52주 신고가(2월19일, 1만7500원)를 달성하기도 했다. 4대 금융지주와 지방금융지주, 기업은행, 카카오뱅크 등을 담고 있는 KRX은행 지수는 같은 기간 3%가량 하락한 것과 비교된다.

우리금융 주가가 오른 이유는 비과세 배당 정책 때문이다. 우리금융은 지난 26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자본준비금 감소의 건'을 의결했다. 이번 안건의 핵심은 3조원 규모 이익잉여금을 배당재원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비과세 배당 정책은 올해 회계연도 결산인 내년부터 시행된다. 금융지주 가운데 비과세 배당을 실시한 건 메리츠금융에 이어 우리금융이 두 번째다.

비과세 배당의 장점은 주주환원율 확대와 주가부양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금배당 규모 확대를 통해 주환원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데다, 주주들은 배당소득세를 부담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강력한 투자 유인책이 될 수 있다.

관건은 이 같은 주가부양 효과가 지속될지 여부다. 자본준비금 재원이 제한적인 만큼 비과세배당 지속가능성은 떨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우리금융은 재원 소진시까지 비과세배당을 추진할 계획인데, 향후 3~4년에 가량 시행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에 시장에선 우리금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3년부터 금융지주 최초로 감액 배당을 시행해온 메리츠금융도 주가 상승 수혜를 본 바 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본비율 구간별로 결정되는 주주환원율 또한 여타 금융지주 대비 낮은 30% 중반대이지만, 그에 비해 주가의 저평가가 과도한 상황"이라며 "내년부터 비과세 혜택을 받으며 주주에게 실질적인 의미를 지니는 세후 배당수익률이 높아지는 효과를 얻어, 현금흐름을 좇는 투자자에게 높은 매력을 지닐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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