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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재기자의 스포츠人] “두 차례 승격한다면 내 인생의 훈장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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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재 선임 기자

승인 : 2025. 03. 27. 13:34

부천 주장 한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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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FC 주장 한지호(36) 선수./ 사진=장원재 기자
아시아투데이 장원재 선임 기자 = 부천의 주장 한지호(36)는 불사조다. 다른 선수라면 꺾였을 법한 불운과 부상을 그때마다 이겨냈다. 데뷔팀 부산 팬들이 지금도 그를 '부산의 주장'으로 기억하고, 원정 경기에 출전하면 격하게 환영하는 이유다.

- 축구는 언제 시작했나.

"초등학교 4학년 때다. 따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축구를 좋아해서 그렇게 시작했다."

- 서울이 고향이다. 경신중을 나와 안동고로 진학한 이유는.

"그떄 3개 정도의 선택지가 있었는데 훈련하기 좋은 학교가 어디일지 고민하다 안동고로 진학했다."

- 2010년 당시 부산 아이파크의 황선홍 감독이 한지호 선수를 발탁했다. 최전방 공격수였다. 그런데 프로 데뷔하던 해 크게 다쳤다. 시즌 직전 연습 경기에서 벌어진 일이다.

"조금 심한 태클을 당했다. 그래서 한 6개월 정도 뛰지 못했다. 8월에서야 복귀하고 9월에 데뷔전을 치렀다."

- 신인임에도 시즌 전 연습 경기에서 제주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골도 넣는 등 기대가 컸다. 어느 경기 어떤 선수라고 밝히지는 않겠지만, 태클한 선수에 대한 원망은 없나.

"그 선수도 최선을 다한 것이다. 악의는 없었다고 본다. 축구 하다 보면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 본인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경기였을 수도 있는 2017년 FA컵 결승 울산 현대와의 1차전에서도 또 다쳤다. 부상으로 35분 만에 교체 아웃으로 나왔다.

"수원 삼성과의 FA 준결승 때 후반 막판에 들어가 승부차기 2번 키커로 나갔다. 승부차기 성공시키고 7년 만에 결승전에 진출했는데 결승 1차전을 뛰다가 부상 당했다. 족저 근막염이었다."

- 2차전은 어땠나.

"부상이 커서 2차전 때 뛰지 못하고 준우승하는 걸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해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상주 상무에게 진 경기도 관중석에서 봤다. 중요한 경기에 팀에 도움을 주지 못해 정말 안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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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팬들은 지금도 한지호 선수를 환영한다. / 사진=한지호 제공
- 인생의 가장 중요한 시기에서 운이 안 좋았다. 거기에 대한 원망은 없나.

"전혀 없다. 운동선수라면 부상이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으니까, 다친 것에 대해 원망하거나 그런 건 전혀 없다."

- 2019년 부산의 주장을 맡아 팀의 승격을 이끌었다. 시즌 내내 거의 전 경기를 뛰며 혁혁한 공을 세웠는데 정작 1부 리그 올라가서는 출전 시간이 대폭 줄었다.

"남 탓하지 않고, 그냥 제가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누구를 원망하지 않았고,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했다. 운동 열심히 하고 출전 기회가 오기를 묵묵히 기다렸던 것 같다."

- 2022년 시즌 부천으로 이적했다. 부천에서도 지금 주장을 맡고 있다. 주장의 가장 큰 소임이라면.

"피치 안에서나 밖에서나 이기는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선수들을 집중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것이 가장 중요한 소임이다. 또 감독님께서 원하시는 바를 선수들한테 잘 전달하고 팀 전체를 격려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 용병 선수들 따로 밥 사주거나 그런 것도 있나.

"그런 건 따로 없고, 훈련장에서 잘 얘기하고 소통 많이 하고 있다."

- 후배들에겐 때로 좀 따끔한 얘기도 해 주나.

"상황에 따라 여러 얘기를 해주는 편인데, 따끔한 얘기는 많이 안 하는 편이다. 잘하자고 많이 격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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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입단 당시의 공식 사진,./ 사진제공=부천 FC
- 지금 시즌 초라 이런 말을 하는 것은 너무 앞서가는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부천의 초반 기세가 굉장히 좋다. 승격 가능성 어느 정도라고 보나.

"점치기 어렵지만, 초반 기세가 워낙 좋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경기력을 잘 유지한다면 저희도 충분히 승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 축구선수로서는 어느덧 적지 않은 나이가 됐는데, 본인에게 있어서 부천이란 무엇인가.

"너무나도 감사한 팀이다. 제가 은퇴를 언제 할지 모르겠지만, 정말 끝까지 부천을 위해서 뛸 생각이다. 정말 감사한 팀이라고 생각한다."

- 금년 시즌 꼭 이루고 싶은 소망은.

"저희 목표가 승격이기 때문에, 꼭 한 번 K리그 1으로 승격해보고 싶다."

- 축구인 한지호의 인생 목표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매일매일을 성실하게 사는 것이다. 부천 팬분들께서 저희를 열심히 응원해 주신다. 그래서 그분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열심히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제 목표다."

- 금년에 승격하게 된다면 평생 두 번 승격을 경험하는 것이다.

"한 번이라도 승격을 경험한 선수들이 그렇게 많지 않다. 만약 금년에 승격한다면 제 인생에 커다란 훈장이라고 생각한다."

- 부산 시절 승격했던 경험이 금년 시즌 막판 치열한 순위 다툼이 일어날 때 얼마나 도움이 될까.

"제가 딱히 도움 줄 건 없다. 심리적 중압감은 저희 팀 선수들 하나하나가 잘 헤쳐 나가리라고 생각하고 있다."

▲ 한지호(36)는 서울 연촌초, 경신중, 안동고를 졸업했다. 홍익대 재학 중 K리그 부산 아이파크에 입단(2010~20)해 2019년 주장을 역임했다. 2017년, 18년 연속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부산을 이끌고 마침내 2019년 승격에 성공했다. 안산/아산 무궁화(2016~17)에서 의경으로 군 복무했고 2020년 경남으로 임대되었다가 2021년부터 부천에서 뛰고 있다. 2024년부터 주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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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호 선수(오른쪽)와 장원재 선임기자.
장원재 선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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