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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쇳물 뽑는 현대제철… 관세장벽 뚫고 글로벌 시장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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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기자

승인 : 2025. 03. 25. 17:48

현대차 생산기지 인근에 제철소 건립
고품질 車강판 자체 생산·공급 가능
중남미 수출기지로… 고객사 다양화
현대제철이 끝내 미국에 제철소를 짓는다. 현대차 제조공장과 인접해 있는 루이지애나 남동부에 9조원을 쏟아붓는다. 현지 생산으로 공급은 안정화하고 수출 관세를 피하면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발판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전기로로 쇳물부터 제품까지 생산해 내는 일관제철소를 구축하며 탄소 저감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그룹 계열사뿐만 아니라 고객사를 다양화해 나가며 사업을 확장해 나갈 기회를 맞게 됐다.

25일 현대제철은 미국 루이지애나 어센션 패리시(카운티)에 전기로 기반 일관제철소를 건립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투자 금액은 58억 달러로, 한화 약 8조5080억원 수준이다. 회사는 자기자본 50%와 외부 차입 50%로 투자금을 조달할 예정으로, 현대차그룹 및 글로벌 파트너사들과의 지분 출자도 협의하고 있다.

전년 말 기준 현대제철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조3000억원 수준으로, 매년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1조원을 상회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자금 조달이 크게 어려운 수준은 아니란 평가다. 투자 완료 및 준공 시점은 2029년으로, 최근 업황 둔화로 이익 규모가 크게 줄어들긴 했지만 사이클이 회복된다면 자금 마련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란 분석에서다.

당장은 업황이 어렵지만, 미국 투자를 계기로 반등 기회를 모색할 수도 있을 것이란 기대다. 미국은 단일 기준 가장 큰 시장이기 때문이다. 그간 국내 철강회사들은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무관세가 적용되는 263만톤 수준을 꽉 채워 수출해 왔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수입산 철강에 고율 관세를 매기는 만큼, 현지 생산 체계를 갖추면 확실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현대제철은 일관제철소를 건립, 쇳물부터 제품까지 생산할 예정이다. 70년 이상의 전기로 운영 노하우를 토대로 고품질 제품을 내놓을 것이란 자신감이 담겼다. 직접환원철(철광석에서 산소를 제거한 반제품)을 제조하는 설비부터 전기로, 열연·냉연강판 생산 설비를 모두 갖춰 연산 270만톤의 규모를 갖춘다는 구상이다.

이번에 설립하는 제철소 부지는 현대차그룹의 주요 생산기지와 인접해 있다. 앨라배마주 현대차 공장, 조지아주 기아 공장과 육로로 5~6시간 거리, 새로 준공하는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와는 육로 약 10시간 거리다. 그룹 차원으로 보더라도 확실한 공급망을 구축하면서 물류비용 절감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해당 지역은 멕시코와도 인접한 만큼 중남미 지역으로의 수출기지로 활용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현대차그룹 등 계열회사 외에도 고객사를 다양화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오는 배경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미국 전기로 제철소 건설을 통해 고품질의 자동차강판을 직접 생산·공급하는 것이 가능해짐에 따라 향후 글로벌 브랜드 가치 제고 및 미국 내 현지 판매 성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대제철은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해 나가면서 최종적으로는 국내 생산 제품의 신규 고객사 확보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당진제철소 및 순천공장 등의 국내 생산거점과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제철은 "미국 내 견조한 수요와 인프라 활용을 통해 탄소저감 전기로 생산체계가 안정적으로 구축되면 해당 생산체계를 국내에도 빠르게 확대 적용해 탄소중립 체제로의 전환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글로벌 생산거점으로 미래성장 기반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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