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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삼대청’ 집값 ‘토허제 재지정’으로 잡힐까…“과거엔 효과 미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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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빈 기자

승인 : 2025. 03. 23.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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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아파트 밀집지역 전경./연합뉴스
오는 24일부터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용산구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적용이 시작된다. 지난달 서울시가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동)에 대한 토허제를 해제했지만, 이후 이 지역들을 중심으로 서울 집값이 급격히 뛰어오르자 토허제 재지정에 나선 것이다.

서울시 등은 이번 강남 3구·용산구 토허제 지정으로 단기간 빠르게 오른 집값 안정을 꾀하고 있다. 다만 잠삼대청의 경우 지난 2020년 토허제 지정 당시 집값이 시행 전과 큰 변화가 없었다는 점에서 가격 안정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23일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토대로 잠삼대청에 대한 토허제가 시행된 2020년 6월을 기준으로, 직전 과거 2년(2018년 6월~2020년 5월)과 직후 2년(2020년 6월~2022년 5월)간의 아파트 매매량을 조사한 결과 거래량은 4개 지역에서 모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당시 잠실동은 토허제 시행 전 2년간 거래량이 4456건이었지만, 시행 후에는 814건으로 80% 이상 감소했다. 같은 기간 청담동은 461건에서 178건으로 줄었고, 대치동도 1343건에서 536건으로 60% 이상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삼성동도 596건에서 408건으로 줄었다.

서울 전체 거래량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토허제 시행 전 15만9112건이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직후 2년 동안 9만6961건으로 39.1% 감소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제도가 실거주 목적이 아니면 아파트 등의 매입 자체를 어렵게 하는 데다, 대출 규제까지 더해지며 투자 수요가 자취를 감춘 것이 이유로 꼽힌다.

하지만 거래량은 감소세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가격 등 매맷값 상승세는 지속됐다. 부동산 리서치 업체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아파트 매매가격은 토허제 시행 후 2년간 오히려 23.8% 올랐다. 토허제 시행 전 2년 동안(22.7%)보다 더 높은 상승률을 나타낸 것이다. 같은 기간 잠실 지역도 규제 후 상승률이 22.5%를 나타내며, 규제 전(20.8%)을 앞질렀던 것으로 집계됐다.

이렇다 보니 집값 안정화를 목표로 강남권을 토허제로 재지정한다 해도, 그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적지 않다. 거래량 감소에도 해당 지역의 학군이나 교통 등 입지적 강점이 부각되고,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면 가격 상승세가 유지될 것이란 분석이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수석은 "이번 강남 3구·용산구에 대한 토허제 연장·확대로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가격 조정 및 거래 감소 현상이 이어질 가능성은 있다"며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건설사 PF 부실 문제·자재비 상승에 따른 공급 축소 등으로 인해 다시 가격 상승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과도한 거래 제한보다는 실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는 방향으로 정책이 조정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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