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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등은 이번 강남 3구·용산구 토허제 지정으로 단기간 빠르게 오른 집값 안정을 꾀하고 있다. 다만 잠삼대청의 경우 지난 2020년 토허제 지정 당시 집값이 시행 전과 큰 변화가 없었다는 점에서 가격 안정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23일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토대로 잠삼대청에 대한 토허제가 시행된 2020년 6월을 기준으로, 직전 과거 2년(2018년 6월~2020년 5월)과 직후 2년(2020년 6월~2022년 5월)간의 아파트 매매량을 조사한 결과 거래량은 4개 지역에서 모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당시 잠실동은 토허제 시행 전 2년간 거래량이 4456건이었지만, 시행 후에는 814건으로 80% 이상 감소했다. 같은 기간 청담동은 461건에서 178건으로 줄었고, 대치동도 1343건에서 536건으로 60% 이상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삼성동도 596건에서 408건으로 줄었다.
서울 전체 거래량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토허제 시행 전 15만9112건이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직후 2년 동안 9만6961건으로 39.1% 감소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제도가 실거주 목적이 아니면 아파트 등의 매입 자체를 어렵게 하는 데다, 대출 규제까지 더해지며 투자 수요가 자취를 감춘 것이 이유로 꼽힌다.
하지만 거래량은 감소세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가격 등 매맷값 상승세는 지속됐다. 부동산 리서치 업체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아파트 매매가격은 토허제 시행 후 2년간 오히려 23.8% 올랐다. 토허제 시행 전 2년 동안(22.7%)보다 더 높은 상승률을 나타낸 것이다. 같은 기간 잠실 지역도 규제 후 상승률이 22.5%를 나타내며, 규제 전(20.8%)을 앞질렀던 것으로 집계됐다.
이렇다 보니 집값 안정화를 목표로 강남권을 토허제로 재지정한다 해도, 그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적지 않다. 거래량 감소에도 해당 지역의 학군이나 교통 등 입지적 강점이 부각되고,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면 가격 상승세가 유지될 것이란 분석이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수석은 "이번 강남 3구·용산구에 대한 토허제 연장·확대로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가격 조정 및 거래 감소 현상이 이어질 가능성은 있다"며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건설사 PF 부실 문제·자재비 상승에 따른 공급 축소 등으로 인해 다시 가격 상승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과도한 거래 제한보다는 실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는 방향으로 정책이 조정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