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과 땐 타 국가와 역차별 논란 제기
카드사 부담, 이용자 혜택축소로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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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 악화 위기에 직면한 카드사들이 이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당국은 수수료를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방침이지만, 혜자카드(혜택이 좋은 카드) 발급 중단 등으로 소비자 혜택을 축소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페이 유료화에 따른 국내 소비자의 역차별 우려도 제기된다. 해외 대부분 국가에서 삼성페이가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어서다.
1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애플에 애플페이 결제수수료로 결제금액의 0.15%를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비자·마스터카드 등에도 건당 2센트의 수수료도 내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카드는 지난 2023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애플페이를 도입했으며, 현재까지도 유일한 제휴사다. 최근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가 애플페이를 도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수료에 대한 우려가 부상하고 있다.
카드사들이 애플페이를 도입하면 애플과 국제 브랜드사에 지급해야 하는 수수료가 발생하게 된다. 지난해 현대카드의 애플페이 결제 승인금액은 2조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애플에 지급하는 수수료만 단순 계산하면 30억원 수준이다. 다만 향후 애플페이가 더 확산될 경우 결제금액은 늘어나고, 카드사의 비용 부담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중국(0.03%)보다 높은 수수료율도 문제로 지적된다.
여기에 삼성페이가 수수료를 부과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개인 신용·체크카드의 국내 이용금액은 906조원 수준인데, 삼성페이 이용금액은 약 10% 정도로 추산된다. 삼성페이가 애플페이 수준(0.15%)의 수수료를 받는다고 가정할 경우 카드사들은 연간 1400억원의 수수료 부담이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간편결제 시장이 성장하는 만큼 향후 부담해야 할 수수료 부담도 확대될 수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휴대폰 제조사의 상반기 간편지급 서비스 이용금액은 일평균 2373억5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1% 증가했다. 이 금액은 매년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
최근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진 카드사 입장에선 수수료 부담이 커지는 건 달가운 일이 아니다. 이 부담을 소비자에 전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직접적으로 소비자에 비용 부담을 넘기는 건 아니지만 혜택이 좋은 카드의 발급을 종료하는 방식으로 소비자 혜택을 축소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페이가 국내에서 수수료를 부과하게 되면 다른 국가와의 역차별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삼성페이는 독일과 바레인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 미국, 중국, 스페인, 싱가포르 등에서는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삼성페이의 유료화가 애플페이를 취급하려는 카드사를 압박하기 위한 조치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서비스 규모를 키워놓고 이제와 시장 내 우월적 사업자가 된 지금에 와서 한국에서만 수수료를 받겠다고 입장을 바꾸는 건 횡포에 가깝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