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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승계 오디세이] 편법없는 바른승계 곽동신… 3세 경영 기반닦기도 ‘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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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찬모 기자

승인 : 2025. 03. 12. 17:42

4 한미반도체 <下>
'사업보국' 창업주 철학 이어받아
증여세 꼬박꼬박내며 최대주주로
굳건한 현역, 두 아들 지분플랜 착착
한미반도체 창업주 고(姑) 곽노권 회장의 조부는 애국지사 곽한소 선생이다. 일제 강점기 항일 의병활동으로 건국포장을 받은 독립운동가다. 애국의 피가 흐르는 걸까. 곽노권 회장의 생전 경영철학은 '사업보국(事業報國)'이었다.

"국가 발전에 공헌하고 노력으로 행복과 번영을 추구한다"는 게 그가 밝힌 기업하는 이유였다. 모토로라코리아에 몸담았던 그가 창업을 통해 국산 반도체 장비 개발에 온 힘을 쏟아부은 것도 이 때문이다.

취약계층 의료지원, 장학사업 등 사회적 책임에도 적극 나섰다. 모범 납세 표창도 여러 번 받았다. 창업주의 이런 철학은 2세 곽동신 회장<사진>에게도 이어졌다. 국내외에서 11개가 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엔 모범납세 표창도 받았다.

경영승계도 '모범적'이다. 일감 몰아주기나 내부 거래와 같은 편법 없이 '바른 승계'를 고수해 왔다. 올해 곽동신 회장의 나이 51세. 아직 3세로의 승계를 논하기엔 시기상조이지만, 승계를 위한 기초작업은 조금씩 진행 중이다.

◇ 모범적 경영승계 각광

한미반도체의 경영승계는 모범적이다. 경영을 이어받을 후계자는 이른 나이에 경영수업을 받고, 아버지는 그 아들에게 지분을 조금씩 증여하는 식으로 경영을 넘겨줬다. 증여를 받을 때마다 세금도 꼬박꼬박 냈다. 중견그룹에서 흔한 내부거래나 일감몰아주기는 전혀 없다. 곽동신 회장도 이런 과정을 거쳤다. 24세 나이에 한미반도체에 입사한 곽 회장은 2007년 33세에 아버지 곽노권 회장과 공동 대표이사를 맡은 때부터 지분을 크게 늘리며 후계자로서 입지를 굳혔다.

2007년 9월 아버지에게 240만주를 증여받아 지분율이 2.59%에서 12.6%까지 뛰었고, 이듬해 4월에는 378만주를 증여받아 지분율이 27%를 넘어서면서 최대주주에 올랐다. 지난해 아버지 곽노권 회장 별세 이후 추가로 지분을 증여받아 경영권을 확고히 다졌다.

이 같은 '바른 승계'는 3세 승계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곽동신 회장은 두 아들을 두고 있다. 장남 곽호성(2002년생)씨와 차남 곽호중(2007년생)씨다. 두 사람은 경영수업을 받기엔 다소 이른 나이다.

다만 아버지 곽동신 회장은 두 아들에게 조금씩 지분을 증여하면서 추후 경영승계에 대비하고 있다.

장남 곽호성씨의 경우 2005년 조부로부터 5만1000주를 증여받아 0.35%의 지분을 확보했고, 차남 곽호중씨는 2008년 11월 조부로부터 증여를 받아 형과 동일한 지분을 갖게 됐다. 곽동신 회장도 2023년부터 두 아들에게 지분을 조금씩 증여했다. 2023년 12월 곽호중씨에게 35만3680주를 증여했고, 지난해 7월에는 두 아들에게 96만9937주씩을 증여했다. 현재 곽호성, 곽호중씨의 한미반도체 지분율은 각각 2.04%로 동일하다.

◇ 경영수업 시작은 언제?

곽동신 회장이 일찌감치 지분을 증여하면서 두 아들의 경영수업 착수 시기에도 관심이 쏠린다. 장남 곽호성씨는 올해 만 22세. 아버지 곽 회장의 입사 시기를 고려하면 본격적인 경영수업이 가까워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곽 회장의 경우 한미반도체 입사 이후 대표이사에 오르기 전까지 기획관리실 등을 거쳤다.

두 아들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알려진 내용은 없지만, 회사 안팎에선 경영수업과 함께 점진적 지분 수증·매입을 통해 지배력을 높여갈 것으로 보고 있다.

후계구도도 관심이다. 장남과 차남의 지분율이 현재까지 동일한 만큼 곽 회장이 향후 어떤 방식으로 경영능력을 평가할지에 시선이 모인다. 재계 관계자는 "곽 회장이 굳건한 지배력에도 일찍부터 지분승계 플랜을 세운 데에는 선대의 영향이 컸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찬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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