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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간 ‘번호이동 담합’…공정위, 이통 3사에 과징금 1140억 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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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이지훈 기자

승인 : 2025. 03. 12. 14:02

업체별 과징금, SKT 427억원·KT 330억원·LGU+ 383억원
가입자 유치 경쟁 피하려 판매장려금 이용 번호이동 조절
일평균 번호이동 건수 45.7% 급감
공정위
공정거래위원회가 7년간 담합을 벌인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에 1000억원대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들 3사가 번호이동 가입자 유치 경쟁을 피하기 위해 판매장려금을 조정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이통 3사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1140억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업체별로 SK텔레콤 426억6200만원, KT 330억2900만원, LG유플러스 383억3400만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3개 업체는 2015년 11월부터 2022년 9월까지 번호이동 순증감 건수가 특정 사업자에게 편중되지 않도록 상호 조정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실행했다.

담합은 시장상황반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이통 3사는 2014년 12월 과도한 판매장려금을 준 혐의로 방송통신위원회의 제재를 받자, 자율규제를 하겠다며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와 함께 시장상황반을 운영했다.

이통 3사 직원들은 매일 시장상황반에 모여 각사의 번호이동 상황, 판매장려금 수준 등에 대해 정보 공유했다. 이를 통해 번호이동 가입자 순증가, 순감소 건수가 특정 사업자에게 편중되지 않도록 조정했다.

번호이동 조정에는 판매장려금이 동원됐다. 판매장려금이란 각 통신사가 유통망에 지급하는 돈으로, 일종의 리베이트처럼 번호이동 소비자에게 지급됐다. 이 액수가 높은 곳에 번호이동 소비자가 몰린다는 점을 이용해 번호이동 순증감이 한 회사에 몰리지 않도록 조정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담합 결과 이통 3사의 일평균 번호이동 순증감 건수는 2014년 3000여건에서 2016년에는 200여건 이내로 축소됐다. 일평균 번호이동 건수는 2014년 2만8872건에서 2016년 1만5664건으로 45.7% 급감했다.

공정위 문재호 카르텔조사국장은 "번호이동 가입자 유치 경쟁이 제한돼 소비자가 다른 이통사로 이동할 경우에 받게 되는 금전적인, 비금전적인 혜택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었다"며 "7년여간 관행처럼 이루어지던 담합을 적발해 경쟁을 활성화함으로써 가계 통신비 부담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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