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병원 채용 막혀 기업·해외로 이탈
의정 갈등에 멈춘 의료 인력…해결 시급
|
6일 대한간호협회가 발표한 '신규 간호사 채용 현황 3차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상급종합병원 47곳 중 응답한 44개 병원의 신규 간호사 채용 인원은 290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8906명)보다 67% 감소한 것으로, 2023년(1만3211명)과 비교하면 무려 78% 줄어든 수준이다.
특히 신규 채용 감소는 상급종합병원에 국한되지 않고 전국 330개 종합병원, 1500개에 달하는 일반병원들에서도 나타났다.
이에 대해 간호협회 관계자는 "의정 갈등으로 인해 의료기관의 운영이 위축되면서 간호사 채용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간호사 인력충원이 난항을 겪는 것은 의료기관의 보상체계가 의사 중심으로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 의료계에서 "여건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단순히 인력 정원을 늘리는 것은 잘못된 접근 방식"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도 이때문이다.
따라서 병원이 간호사를 적극적으로 채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현실적인 유인책과 보상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채용이 줄면서 일부 간호사들은 기업이나 해외 취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점도 문제다. 전문가들은 간호사 이탈 현상이 가속화될 경우, 의정 갈등이 해결된 이후에도 병원으로 복귀할 인력이 부족해질 가능성을 우려한다.
간호대 졸업 후 의료기관 취업까지의 대기 기간(웨이팅게일)이 길어지는 점도 문제다. 기존에는 간호사 면허를 취득하고 평균 1년을 대기한 후 병원에 입사했지만, 의정 갈등으로 인해 병원 채용이 위축되면서 대기 기간이 2년으로 늘고 있다.
백찬기 대한간호협회 국장은 "의료 공백을 막기 위해서는 단순한 의료 인력 확대보다, 병원이 실제로 의료진을 채용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급선무"라며 "정부는 정원 확대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병원이 간호사를 더 뽑을 수 있도록 유인책과 보상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보건의료 정책 전문가는 "의료체계를 정상화하려면, 먼저 병원이 의료진을 안정적으로 채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의정 갈등을 조속히 해결하고, 병원 운영을 정상화해야만 간호사들이 병원을 떠나는 현상을 막을 수 있으며, 그때야 비로소 필수 의료 붕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